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9일 지방선거를 사실상 다시 실시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장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즉각 재선거 실시를 위한 특별법을 발의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당내 논의를 진행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 대표는 이어 “하루라도 빨리 전국 재선거를 실시하는 게 작금의 혼란을 해결하는 최선의 길이고, 국정조사와 특검 추진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처음 선관위가 투표용지 부족이라 밝힌 투표소는 서울 지역 12곳에 불과했는데 며칠이 지나지 않아 전국 67곳으로 늘더니 어제는 투표용지를 추가 송부한 투표소가 무려 140곳이라고 밝혀졌고, 실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투표소도 50곳에서 91곳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며 “이제 140곳이라는 선관위 말조차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또 “더 믿기 어려운 일도 발생했다. 인천시장 선거 송도 1·2동 관내 사전투표에서 국민의힘 유정복, 민주당 박찬대 후보 득표수가 완전히 일치했는데 그 확률이 5억9천만분의 1”이라며 “광주·전남 통합시장 선거에서는 두 후보의 투표수가 똑같은 지역이 무려 10곳이나 있었는데 그렇다면 확률적으로 5억9천만분의 1을 6번 곱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국 특검밖에 답이 없고, 당장 특검법을 서둘러야 한다. 어제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제게 특검에 동의한다고 밝혔다”며 정 대표에게 “오늘이라도 당장 만나 특검법 추진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특검만 기다리다가는 증거가 사라지고 증거들이 오염될 것”이라며 선거 소청과 증거 보전 신청도 즉각 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이번 참정권 박탈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결국 재선거밖에 없다”며 “선관위가 스스로 잘못과 불법을 인정하고 선거가 무효임을 선언한 후에 재선거를 추진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앙선관위 위원장 직무대행 위철환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고시 동기이자 연수원 시절 밥 친구로, 어명이 없으면 꼼짝도 하지 않을 인물이다. 결국 이재명이 결단하는 수밖에 없다”며 “국회도 재선거와 특검에 필요한 논의를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아가 “이번 참정권 박탈 사태의 원인 중 하나가 사전투표로, 본투표 날짜를 늘리고 사전투표제를 반드시 없애야 한다”며 “재선거부터 사전투표 없이 실시할 수 있도록 선거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전면 재선거 주장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를 종용하는 것이냐는 말이 나온다’는 질문에 “국민 참정권 침해 범위가 거의 전국에 걸쳐 있기 때문에 저는 지방선거를 사실상 다시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특정 후보 한명만 거론하며 그게 특정 후보 사퇴 압박이냐고 묻는 건 온당치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엄중한 상황에 중요한 문제로 싸우는데 다른 정치적 해석을 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한다면 지금 누가 싸울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중앙선관위 ‘투표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조현욱 변호사는 이날 “팩트와 책임 소재를 밝히고 공정성을 의심받는 시스템에 대한 개선안을 내겠다”고 밝혔다.
부장판사 출신으로 한국여성변호사회장, 대한변호사협회 부회장 등을 지낸 조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더 이상 (선거가) 의심받거나 공정성을 훼손 당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진상규명위는 오는 10∼19일 투표용지 인쇄와 배정, 수급관리 등 6·3 지방선거 본투표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 전반을 조사할 계획이다.
조 위원장은 “말 그대로 제일 중요한 것은 ‘진상규명’”이라며 “왜 이런 일(투표용지 부족 사태)이 생겼고 어떻게 대응했고, 어떻게 인쇄하고, 어떻게 배송했고, 어떻게 투표지를 배분했는지 등을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간도 시간이고 국정조사와 검·경 합동수사가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면 중첩적이고, 저희는 수사권도 없다”며 “의심나거나 궁금한 것들을 (선관위에) 자료를 달라고 해서 보고 파헤치는 식으로 명확히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전투표와 투표용지 부족이 서로 연관돼 있는지 알아볼 것”이라며 “사전투표는 저희가 말하기 이전에 이미 국민들이나 정치권에서 여러 가지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다만 투표지 부족 사태로 논란이 됐던 지역에서 ‘재선거’를 실시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재선거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기엔 정치권의, 진영에 따른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며 “함부로 꺼낼 수 없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