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중사리에 불어닥친 태풍 ‘마이삭’으로 발생한 해일이 3일 오전 삼척시 원덕읍 임원항 방파제를 넘어 읍내로 밀려들었다
삼척시에 따르면 제9호 태풍 '마이삭'이 강릉 인근 동해로 빠져나가기 직전인 3일 오전 6시께 8m 높이의 거대한 너울성 파도는 콘크리트 구조물인 테트라포드를 넘어 항구 안쪽으로 거침없이 몰려왔다.
파도는 굉음과 함께 하얀 포말을 쏟아내며 방파제를 넘은 파도는 태풍을 피해 항구에 정박해 놓은 선박을 강타했다.
선박들은 작은 종이배처럼 상하좌우로 요동쳤고, 일부 선박은 밧줄이 풀리면서 속절없이 전복됐다.
항구를 초토화한 파도는 어판장을 유린하고 나서 활어회센터 등 상가로 돌진했다.
임원항 상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고, 임원항 주차장은 어른 무릎 높이까지 바닷물에 잠겼다.
거센 파도의 무차별적인 공격은 이날 오전 7시께까지 1시간 넘도록 계속됐다.
주민들은 공포와 두려움에 떨며 삶의 터전이 초토화되는 현장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상가 주민 이모씨는 "이렇게 큰 파도가 덮친 것은 1983년 지진해일 이후 처음이다"며 "정말 무서웠다"고 말했다.
거대한 파도의 급습은 이날 오전 7시를 조금 지나면서 잦아들기 시작했다.
바닷물이 빠진 임원항은 폭격을 맞은 듯 파괴됐고, 활어회센터 2층 구조물은 앙상한 뼈대만 남았다.
항구는 부서진 어구 등으로 쓰레기장으로 전락했다.
삼척시는 태풍 '마이삭'으로 수산분야 피해 규모가 공공시설 7억6천100여만원, 사유시설 3억2천여만원 등 총 10억800여만원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임원항은 1983년 5월 26일 지진해일 피해를 본 곳이다.
당시 일본 아키타현 서쪽 해역에서 시작된 지진해일은 임원항에 최고 높이 7.15m의 지진해일을 발생시켰다.
이 지진해일로 임원항에서는 2명 실종, 2명 부상, 선박 44척 유실·침몰, 주택 68채 파손 등의 피해를 보았다.
임원항 주민들은 10년 후인 1993년 7월 13일에도 일본 홋카이도 해저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지진해일이 발생하면서 어선 5척이 침몰하는 등 자연재해의 아픔을 겪었다.
이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