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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서로 다른 세가지 퍼플

<컬러 퍼플>의 제목은 왜 '퍼플'이라는 색을 차용했을까. 주인공 셀리의 인생과 소망은 이러한 '퍼플'과 이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컬러 퍼플>에서는 “모든 인간은 사랑받아야 마땅하다.”는 성경 구절을 보여준다.

1930년대 미국에서 살아가는 흑인 여성들의 인종차별, 성차별로 견디기 힘든 삶을 살아가는 3가지 색깔의 여성이 <컬러 퍼플>에서 등장한다. 인생이 자신보다 남이 더 먼저라고 당연시 생각하는 셀리가 그 첫 번째이다. 자신의 아버지의 폭행과 강간으로 인해 그의 아이를 둘이나 낳았다. 집안 일만하며 살아가던 셀리는 그녀의 동생은 어리다는 이유로 언니인 셀리가 미스터에게 팔려간다. 그렇게 셀리는 미스터의 아이들을 키우며 집안일을 하고 남편의 폭력까지 감당하며 살아가게 된다. 예쁜 미모에 멋진 노래 실력을 가졌지만 목사 아버지의 딸로 태어난 이유로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하며 살아가는 슈그가 두 번째이다. 아버지의 반대에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두운 면도 있는 슈그는 다른사람의 사랑과 관심도 아닌 아버지의 사랑이 그립다. 같은 흑인이지만 예쁜 슈그는 셀리와 다르게 인기가 많았다. 그리고 그녀는 미스터의 내연녀이기도 하다. 하지만 셀리는 미스터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그녀가 내연녀라는 것을 신경쓰지 않고 자신에게 잘 대해주니 슈그를 좋아한다. 마지막으로 개방적이고 자신의 생각을 늘 표현하는 소피아이다. 그녀는 자존감이 넘친다. 사랑하는 남자를 쟁취해서 강제된 결혼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과의 싸움으로 감옥을 가게되고 감옥에 나와서부터는 그전과 정 반대되는 인생을 살기 시작한다.

소피아는 당당하고 백인에게 기죽지 않고 정확하게 셀리와 반대되는 여성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시장을 때리게 되고 같이 때렸지만 경찰은 흑인인 소피아만 잡아간다. 그녀는 오랜 시간 감옥살이를 하고 나와서 시장부인의 하녀로 살게 된다. 자신감이 넘치던 소피아의 모습은 찾아볼수 없었고, 셀리와 비슷한 느낌을 풍기는 여성으로 변화하였다. 소피아가 셀리와 정반대로 행동하는 모습이 당차고 속이 시원했었는데 소피아는 점점 약한 여성이 되어갔고, 셀리는 슈그 덕분에 자신을 표출할줄 아는 여성이 되었다. 소피아가 감옥에 나와서 그전과 같은 삶을 살았더라면 더 멋졌을텐데 시대에 굴복해서 그녀가 바뀐 모습이 안타까웠다. 모든 여성이 강해지고 힘듬을 극복하는 모습이 나왔으면 어땠을까

<컬러 퍼플>은 주체성을 회복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물론, 그 과정이 스스로가 아닌 셀리보다 조금 더 주체적이라고 볼 수 있는 여성 캐릭터들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셀리는 슈그의 그림자와 같았다. 단지 “셀리, 화내는 법을 알아야해, 목소리를 내야해, 분노해야해, 실패하더라도 싸워야해.” 라는 말로 그녀를 변화시켰다. 셀리는 자기와 다른 삶을 사는 슈그를 동경하고 사랑하기까지 한다. 셀리의 그 마음을 슈그가 알아보고 셀리 마음속에 억압된 자유에 대한 갈망과 자존감을 이끌어내며, 셀리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인지 일깨워준다. 소피아와 슈그는 셀리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다. 소피아는 셀리의 자의식을 깨워주며 싸워서라도 쟁취할 그 무엇이 있음을 느끼게 한다. 슈그는 셀리 내면에 자리한 고귀함과 아름다움을 끄집어 냄과 동시에 자유에 대한 열망도 부추긴다. 이것이 셀리가 슈그를 따라 독립하기로 결단한 이유이다. 사람들은 살면서 억울한 일을 겪거나 차별을 당할 때가 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일을 당하는 것보다 더 슬프고 화나는 것은 내가 그런일을 당하는 것이 당연한가? 라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결국 원인을 나에게서 찾게 된다. 필자 또한 그러했다. 결과적으로 “내가 잘못해서 일이 이렇게 된 것 같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나는 이런 부당할 일을 당할 사람이 아니다” 라는 것이 중요한 마음가짐이다. “나는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이다.” 라는 것이 셀리가 깨달은 것이 아니었나 싶다. 컬러 '퍼플'은 멍과 상처의 색이다. 하지만 고귀하고 아름다운 색을 의미하기도 한다. 과거의 셀리는 멍과 상처로 가득한 삶을 살았지만 퍼플처럼 빛나는 삶을 쟁취하게 된다. 모든 이들이 자신만의 색을 찾아 사랑으로 가득찬 삶을 펼쳐나가길 바란다.

김희수 동국대 영어영문학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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