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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너를 위해서라면 다 할거야"...극단 선택 고교생 엄마의 호소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지켜봐줘, 거기서, 사랑해, 매일매일 조금씩 더 사랑할게"

지난달 27일 오후 6시57분께 강원도 양구 모 고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본보 6월28일·7월2일·5일 5면 보도) 고교생의 엄마가 매일 아들의 SNS에 편지를 남겨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숨진 고교생의 엄마 A씨는 "이젠 너에게 전화를 해도 받지 않을거란거 알면서도 자꾸 누르게 되는 네 번호", "안바꿀거야, 배경화면 안지울거야, 니 번호도, 그냥 둘거야, 영원히", "너랑 좀 더 놀아줄껄, 좀 더 눈 맞추고 좀 더 만질껄, 자꾸 후회해", "엄마 지치지 않고 계속 할게, 너를 위해서라면 다 할거야" 등의 아들을 향한 그리움을 담은 편지를 쓰고 있다.

A씨는 생전 아들이 썼던 쪽지도 공개했다.

쪽지에는 "하늘만 보면 눈물만 나와서 올려다보지도 못하겠어…내가 괜찮은척하는 거 말고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어…아마도 나 안 괜찮아, 도와줘"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

또다른 쪽지에는 "길거리에 저 사람들은 어찌도 저리 밝아 보이나요. 나는 그럴 수 없으니 늘 상상만 하던 그곳으로"라는 글이 있었다.

A씨는 "꼬깃꼬깃 접혀있던 이 쪽지를 편 순간 엄마는 심장이 멈추는거 같았어. 내 아들이, 이런 생각을 하는동안. 나는 뭘 했을까. 이 글을 쓰며 얼마나 슬펐을까? 이런 모든게 다 원망스럽고 화가나" 라고 했다.

지난 5일 게시된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이날 오후 2시40분 기준 16만7천149건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학교 측에서는 사망 직후 학교폭력과는 관계가 없다는 주장을 하였지만 친구들의 증언에 따르면 명백한 사이버 폭력 및 집단 따돌림 그리고 교사의 무관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사건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나 가슴 아픈 사실은 사건 2주전에 저희 아들은 자해를 시도하였다"라며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선배가 본인의 반 담임교사에게 저희 아이와 또다른 자해를 시도하는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렸음에도 저희 아들 담임교사에게는 물론 부모인 저에게도 그 사실을 전해주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2주전 그날 자해를 시도했던 사실을 담임 혹은 부모인 저에게 알려만 주었더라도, 혹은 하루 전 담임교사가 상담 후 부모와 전화 한통만 했더라도 저희 아이는 지금 하늘나라가 아닌 저희 곁에 있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고교생의 부모는 지난달 30일 학교 측에 해당 사건을 학교폭력으로 사안으로 신고했으며,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이는 등 조사하고 있다.

이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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