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40만
오피니언일반

[강원포럼]남북간 대학 교류, 평화시대 연다

조준형 강원대 남북교류협력위원장·대외협력부총장

바야흐로 '평화의 시대'다. 올해 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뿌려진 평화의 씨앗은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으로 꽃을 피우고 그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강원대는 이러한 국가와 시대의 변화에 앞서 '통일한국의 중심대학'을 핵심 비전으로 내세우고 한반도 평화시대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 왔다. 이를 바탕으로 올 11월29일에는 '강원대 평화이니셔티브(Kangwon National University Peace Initiative·KNU-PI)'를 선포하고, 남북 대학 간 협력사업을 본격 추진함에 있어 '무엇을, 어떻게 소통하고 연구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마련했다.

'KNU-PI'는 필자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원대 남북교류협력위원회를 중심으로 통일강원연구원 및 DMZ HELP 센터 등 연구기관이 참여하며 공학·농업생명·축산·산림환경·수의학·의학 등 대학의 모든 인적·물적 자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강원대의 '통일한국의 중심대학' 구상은 이미 궤도에 올라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김헌영 총장과 필자는 오는 18일부터 22일까지 '거점국립대 총장협의회' 대표단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다. 우리는 북측의 교육위원회 관계자를 만나 사상 첫 남북 거점대학 간 교류협력 방안을 담은 제안서를 전달한다. 이에 따라 강원대가 남북 대학 간 교류협력의 주도권을 쥐고 추진해 나갈 전망이다.

강원대는 앞으로 평양과기대, 원산농업대학과 기존의 교류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강원대 원산캠퍼스 설치 △세계 유일의 DMZ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북한 농축산업 선진화기술 지원 △DMZ 야생동물 생태조사 및 접경지역 방역 강화 △북한 모자(母子) 보건사업 및 통일 대비 감염병 공동연구 △북한 신재생에너지·지하자원 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것은 곧 눈앞에 펼쳐질 상상 속의 미래다. 남북강원도는 '같은 강원인'이라는 동질성을 갖고 있으며, 강원대가 대북사업을 통해 쌓아 온 신뢰는 당장 내일이라도 공동 연구사업에 착수할 수 있는 수준이다.

'통일'은 강원도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다. 남과 북이 끊임없이 만나야 함은 물론 함께했을 때 가장 잘 할 수 있는 협력사업을 발굴해 강원도가 확실한 주도권을 잡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지자체와 도내 대학, NGO, 관련 기관·단체들의 역량을 한데 모아 한반도의 평화경제 시대를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한다. 강원대는 수천명에 달하는 석·박사급 연구인력과 대북 인도적 지원을 성공시킨 경험,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하루하루 수많은 아이디어가 쏟아지는 공간이다.

'KNU-PI'에는 과거 10년 넘게 미뤄 온 남북 교류협력에 대한 강원대의 여러 고민과 노력이 응축돼 있다.

강원대의 남북 교류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러나 이것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지난 70여년간 이어져 온 여러 부침의 흐름 속에서도 평화와 번영의 길을 모색하며 심고 가꿔 온 씨앗의 결실이다. 진정 새로운 것은 여기서 한 걸음씩 앞으로 뚜벅뚜벅 나아가는 것이다.

외부 기고는 본보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