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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신호등]조선시대 `완용펌프' 복원 화재 안전 경각심 커질까

김희운 강릉주재

완용펌프는 조선시대 소방기구다. 이 완용펌프가 강릉 포남119안전센터에 남아 있다. 그러나 대한제국 시절 융희 2년(1908년)에 제작된 이 완용펌프는 보관 부실로 인해 습기가 차 원형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상태가 심각하다.

강릉소방서는 이 완용펌프의 복원 여부를 두고 한때 고민했으나 지역 주민들과 학생들에게 화재 예방 의식을 높이는 차원의 교육 자료로 활용하기로 하고 다음 달 25일까지 복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완용펌프 복원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기존 완용펌프와 동일 형태 및 규격으로 복원하면서 동시에 방수가 가능한 성능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목재는 원형 재질과 같은 나무를 이용하고 제작에 들어가는 철제품은 전통방식으로 제작된 것이어야 복원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완용펌프가 전시될 소방서 1층 로비 전시실에 복원된 이 펌프가 앞으로 제대로 보관될 수 있도록 별도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처럼 완용펌프의 복원은 여러 가지 목적에서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소방역사의 귀중한 자산인 완용펌프 복원을 통해 과거 조선시대 소방과 관련한 자료 보존과 소방서를 찾는 시민 및 유·청소년들이 흥미를 갖고 관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과거 우리 선조들이 불을 어떻게 껐는지에 대한 역사교육과 함께 안전에 대한 의미도 되살릴 수 있다고 본다.

또 소방서의 입장에서는 완용펌프를 통해 소방과 관련한 교육·홍보 콘텐츠를 강화, 강원소방의 역사를 알리면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갖도록 도울 수 있기도 하다.

실제 지역 소방관들도 큰 기대를 나타냈다. 강릉소방서에서 근무하는 한 소방관은 “완용펌프가 제대로 복원된다면 시민 및 유치원·청소년·일반인들에게 우리나라 옛날의 소방기구를 소개해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빨리 복원돼 설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방심하고 무관심 속에 있는 화재 등의 재난은 항상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는 경각심도 일깨워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밤낮으로 화재 현장을 누비는 소방관에 대한 고마움도 되새길 수 있는 효과도 기대된다.

시민들도 새로운 콘텐츠가 마련되는 것에 환영하고 있다. 완용펌프가 있는 전국의 다른 소방서에서도 홍보를 통해 많은 시민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분위기다.

완용펌프는 1716년 네덜란드에서 처음 만들어져 중국을 통해 경종 3년(1723년)에 수총기라는 이름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수총기는 점차 개선과 보완작업을 거쳐 일본으로 전해졌고 완용펌프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활용됐다.

강릉소방서가 어렵게 완용펌프의 복원을 결정한 만큼 제대로 수리돼 강릉 홍보에 적극 활용되기를 바란다. 이 완용펌프가 복원돼 안전을 위한 홍보도구로 활용되는 것을 보면, '안전'도 대물림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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