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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통일농구대회'

'3S정책'이라는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통치행태를 비판하던 용어가 있다. 즉, 스크린(Screen·영화), 스포츠(Sport), 섹스(Sex) 또는 스피드(Speed)에 의한 우민(愚民)정책으로 대중을 3S로 유도, 정치적 무관심을 이끌어 내는 정책을 말한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서 말의 의미도 변한다. 즉, 3S정책을 독재체제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면 독이요, 국민단결과 국가번영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면 약이란 뜻이다. ▼광복 이후 우리는 '잘살아 보자'는 일념 하나로 일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우리의 민주주의는 선진국 수준이 됐다. 이제는 내실을 기해 반만년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문화강국으로서의 이미지 제고에 힘써야 할 때가 됐고 스포츠 등 문화가 그 중심 역할을 해야 할 때다.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붉은 물결로 온 나라를 뒤덮었던 2002 월드컵이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월드컵 4강 진출이라는 결과에 전 국민이 열광했다. 국민은 하나로 뭉쳤다. ▼또 하나의 장면은 남쪽에서 개최되는 스포츠대회에 참가한 북한 여성응원단의 모습이다. 2003년 대구에서 열린 하계유니버시아드에 출전한 북한 선수단을 응원하러 온 앳되고 어여쁜 여학생의 모습이 지구촌의 주목을 받았다. ▼때마침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아시안게임에서도 개·폐회식 때 남북 공동입장이 결정됐다. 이에 앞서 오는 7월4일 평양에서 남북통일농구경기를 개최하기로 했다. 남북은 지난 18일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집에서 남북체육회담을 열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스포츠 교류만큼 벽을 허물고 믿음을 심어주는 것도 없다. 그래서 “스포츠는 작은 통일”이라고 했다. 통일을 위한 거름 중 스포츠만 한 게 어디 있을까.

권혁순논설실장·hsgweon@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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