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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원인 철저히 밝혀내야 할 강릉선 KTX 탈선사고

도내에서 고속열차가 철로에서 이탈해 충격이다. 주말이었던 지난 8일 오전 강릉선 강릉시 운산동 지점에서의 KTX 열차 탈선사고다. 불행 중 다행이 승객과 선로 작업자 등 16명이 다쳐 치료를 받은 수준이었으나 사고의 위험성은 무수한 인명 피해를 유발하는 것이어서 심각하다. 게다가 개통된 지 1년도 안 된 강릉선에서 발생했다는 점도 적당히 넘어갈 수 없게 한다.

사고 지점은 남강릉역과 강릉선과 영동선이 합쳐지는 남강릉분기점 일대다. 여기서 강릉발 서울행 KTX 열차가 선로를 이탈했다. 이 구간이 단선 구간인 탓에 열차가 시속 103㎞로 달리고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기관차와 객차가 선로를 이탈했다. KTX 열차가 이 지점을 통과해 본격적으로 속력을 내는 복선 철로 구간에서 선로를 이탈했다고 가정하는 것 자체가 끔찍하다. 초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강릉분기점의 신호제어시스템 오류인 것으로 보여 실망스럽다.

사고 직후 코레일 측은 급격히 떨어진 기온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을 언급했다. 물론 잘못된 추정이었으나 이는 더 큰 문제다. 혹한이 닥치면 이런 사고가 거듭될 수 있다고 해석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들은 신호제어시스템의 오류로 진단했다. 선로전환기의 회선이 잘못 연결돼 사고가 났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재(人災)다. 하루가 지난 9일 낮 사고 현장을 찾아 코레일 측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민에게 고개 숙여 사과한 배경이다. “이런 사고가 또다시 발생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다시'라는 말이 나온 정황이 불쾌하다. 최근 3주 동안만도 무려 10건의 철도 사고가 발생했으니 말이다.

선로 신호조차 올바로 운영하지 못하는 나라로 낙인될까 적정이다. 남북 철도 연결, 유라시아 철도망 연결을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어서다. 사고 원인이 분명하게 규명돼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강릉선이 개통된 지 1년이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선로 유지 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거나 애초에 부실 시공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방면의 총체적인 점검은 물론이고 사고를 빚은 운영상의 문제는 무엇인지도 규명돼야 한다. 오는 13일 범정부 차원의 국가기반시설의 안전관리 대책 회의가 열린다고 한다. 국민이 불안해하는 것은 안전하게 생활할 수 없다는 질책임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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