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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남성 육아휴직'

영국의 윌리엄 왕세손은 군 복무중이던 2013년 첫아들 조지 왕자가 태어났을 때 당당히 2주간 육아휴가를 썼다.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는 첫딸을 낳고 두 달간 육아휴직을 냈다. 앞서 그는 “딸이 태어나면 두 달간 유급 육아휴직을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언론은 '미국에서 가장 바쁘고 강력한 CEO 중 한 명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 밝힌 강력한 성명'이라고 평했다. ▼정부가 지난해 각각 1만7,662명과 6,606명인 남성 육아휴직자와 두 번째 육아휴직자를 2022년까지 2만3,210명과 1만696명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두 번째 육아휴직자는 부부가 번갈아 육아휴직을 하는 경우 나중에 하는 사람을 말한다. 모두 현재보다 40%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 상한을 250만원으로 50만원 인상했다. ▼로마제국은 황제 아우구스투스 시절에 독신 생활을 즐기는 풍조가 유행했다. 출산율 저하로 국력 쇠퇴가 우려되자 황제는 '정식 혼인에 관한 율리우스법'을 시행했다. 미혼 남녀에게 수입의 1%를 세금으로 부과했고, 독신 여성이 50세가 넘으면 유산 상속권을 잃는 강력한 법안이었다. 이 제도는 300년간 유지되면서 출산율을 높였고, 로마 인구의 안정적 성장은 '팍스 로마나'의 토대가 됐다. ▼세종실록에도 여자 종에게 100일의 출산휴가를, 남자 종에게는 30일의 육아휴직을 줬다는 기록이 나온다. 인구 감소를 걱정하는 정부가 재정을 풀어 출산율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처럼 남녀 구분 없이 출산 육아휴직을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게 하면 더 나아질 것이다. 아이는 여자 혼자서가 아니라 부부와 우리 사회가 함께 키운다는 인식이 확산돼야 저출산을 극복할 수 있다.

박종홍논설위원·pj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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