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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최장수 총리, 이낙연

유력 대통령 후보로 거론된 총리 출신들이 많았다. 그러나 대통령으로 당선된 예는 없었다.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한 1987년 이후에 이회창 이홍구 이수성 이한동 고건 이해찬 정운찬 등 부지기수다. 광복 이후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에 오른 이는 최규하씨가 유일하다. 최씨는 1979년 10·26 사태로 박정희 대통령이 숨진 뒤 8개월 남짓 그 자리를 승계했다. 정상적인 청와대 입성이라 보기 힘들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올 1월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2022년 대선을 향한 본격적인 정치행보의 시작이다. 여론조사에선 야권 대선 주자 가운데 현재 1위를 달린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28일로 1987년 개헌 이후 '최장수 총리'에 등극했다.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 총리는 2017년 5월31일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로 임기를 시작해 25일 재임 878일째(2년4개월25일)를 맞았다. 최장수 총리인 김황식 전 총리(2010년 10월1일∼2013년 2월26일·880일)의 기록을 넘어섰다. ▼이 총리는 이날 자신의 거취와 관련, “눈치 없이 오래 머물러 있는 것도 흉하다”며 “본인 거취는 본인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자신의 거취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당-청과의 조율을 통해 결정하겠다는 취지다. ▼이 총리가 대선에 뜻이 있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당에서 존재감이 없다.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등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중요한 게 있다. 일반 정치인일 때는 자신의 선명성을 부각하기 위해 좌든 우든 정책의 극단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대선에 관심이 있다면 자신의 정치적 색깔보다는 무엇이 국리민복에 기여하는가를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자신의 색깔에 함몰돼서는 곤란하다. 자신을 발탁한 대통령을 뛰어넘는 비전 제시와 모든 결정의 기준은 국민의 이익이어야 한다. 국민을 위해서라면 굴욕을 기꺼이 감수하고 악마와도 손을 잡을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 총리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혁순논설실장·hsgweon@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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