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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정부·지자체 현금복지, 선심 아닌 `생산성' 갖춰야

국회 2020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가 본궤도에 오른 가운데 현금복지의 포퓰리즘 논란이 가열되는 분위기다. 정부는 경제 활력을 위한 확장 재정 차원에서 513조5,000억원 규모를 편성했다. '슈퍼예산'이다. 따라서 야당에서는 내년 총선을 의식한 선심성 예산이라며 대폭 삭감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안을 지키려는 정부·여당과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지자체들도 지역 사정상 필요하다며 복지예산을 늘리기가 다반사다. 이에 정부가 사실상 강요하는 정책적 현금복지예산 매칭 분담금까지 더해져 난감해하는 표정이다. '퍼주기 복지예산'이라는 핀잔이 나오는 이유다.

포퓰리즘 정책, 불합리한 복지예산 지급이 사회적 논란을 빚어 온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근래 들어 부쩍 늘어나 눈총을 받고 있다. '명목이 없어 못 주는 격'이라는 볼멘소리가 횡행한다. 더구나 현금 지급이어서 형평성의 문제를 제기하게 된다. 경제계와 정치권은 물론이고 사회 전반에서 재정여건이 열악한 지자체의 현금복지를 축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강원도 역시 전국 최초 육아수당을 비롯, 연간 480억원 이상의 현금복지를 시행하고 있다.

문제는 재정형편이 열악한 지자체들이 정부의 매칭비용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현재도 정부가 시행하는 복지사업에 대한 강제 매칭비용은 2,272억원에 달해 도를 비롯한 시·군은 정부 정책에 따라가기조차 버겁다. 실제로 강원도의 경우 복지 관련 예산이 1조9,513억원이다. 도 전체 예산의 32%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 중 도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예산은 1,721억원, 8.8%에 불과하다. 지역 사정에 맞춰 요긴하게 써야 할 분야는 뒷전이고 정부가 정책적으로 내려주는 항목에 지자체 예산을 붙이는 것이다. 지역사회, 주민의 눈에 비효율적으로 비치는 원인이다.

강원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서 시행 중인 현금복지는 20개 사업에 달한다. 이에 따라 연간 5만여명이 485억원에 이르는 지원금을 받고 있다. 여기에 내년부터는 농업인 1인당 연간 60만~120만원의 농민수당이 신설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자체가 부담하는 복지비용 이 더 늘어날 것은 뻔하다. 그러나 총선을 앞둔 탓에 국회와 지방의회 등에서는 불합리함을 뻔히 알면서도 냉가슴을 앓는다. 경제가 활력을 잃어 민생경제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복지를 늘려야 하는 것은 이해되고도 남는다. 소모성, 퍼주기식의 예산 나눠주기가 아닌 재생산이 가능하게 투입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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