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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

[언중언]나 홀로 사장님

영화 '나 홀로 집에'는 매년 크리스마스 때면 늘 방송을 통해 시청할 수 있는 코믹 작품이다. 미국 뉴욕이 배경인 이야기는 바쁜 현대인들과 아동을 편애하고 방치한 데서 비롯된 모험과 상상력이 기발하다. 아이를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한 어른들의 무지에 대한 비판과 풍자가 유쾌하지만도 않게 한다. 서로의 부재 속에 외톨이가 돼 가족의 절대적 관계를 되새기게 하기에 무관심을 질책하게 됨은 물론이다. 어쨌거나 시리즈가 5편까지 나왔고 보면 대중적 공감 또한 의심할 바가 아니다.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다”고 했는가. 그 '함께'의 소중함을 되새기자면 고독을 뼈저리게 체험할 일이다. 하지만 '인간은 외로움을 아는 존재'이기에 애써 고독해지려는 것도 사치일 테다. 고독사의 처지를 알면서도 “홀가분하다”고 말해야 하는 번거로운 세상이기에. “언제 어디서나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그러면 그가 서 있는 자리마다 향기로운 꽃이 피어나리라.” 법정 스님의 '홀로 사는 즐거움(샘터 간)'에 나오는 임제선사의 말씀이다. ▼그것은 고고한 경지다. 일안고공(一雁高空)의 경우다. 기러기는 떼를 지어 나는데 무리에서 빠져나온 한 마리 기러기가 높고 맑은 가을 하늘을 한껏 높이 날아가는 모습이다. 그러나 의도된 것과 강요되다시피 한 처지는 천양지차다. '노동이란 무엇인가(파이카 간)'의 저자인 철학자 라르스 스벤젠이 '외로움의 철학(청미출판사 간)'에서 말한 것처럼 '외로움'은 타인과의 연결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한 정서적 반응이라는 점에서다. ▼홀로 업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급증하고 있어 애처롭게 한다. '나 홀로 사장'이다. 강원도 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가 17만3,000명(올 8월 현재)으로 집계됐다. 1년 새 무려 1만명이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 혹독한 경기침체 탓이다. 더구나 도내 자영업자 10명 중 8명이 직원을 두지 않고 업장을 운영하고 있다니 딱하다. 누가 자영업자들을 고립무원(孤立無援), 사고무친(四顧無親) 처지로 내몰았는가.

용호선논설위원·yong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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