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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초반까지 국민학교(현재 초등학교)의 2부제 수업은 익숙한 풍경이었다. 학령인구가 많은 탓에 저학년 일부는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눠 등교했다. 입시와 취업 관문을 통과하며 겪었던 치열한 경쟁은 버거웠지만 `콩나물시루' 교실은 한국 경제의 힘이었다. ▼이제는 인구 감소가 심각한 국가의 문제다. 지난 반세기 동안 인구 문제는 롤러코스터였다. 인구 과잉이 재앙이 될 거라며 강력한 산아제한정책을 폈다. 가난에서 벗어나고픈 욕망도 한몫했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정책은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며 하나만 낳자는 목표로 빠르게 변모했다. 하나만 `제대로' 낳으면 된다는 생각이 각인됐다. 그동안 많이 낳은 `노동자들'이 열심히 노력해 이룬 경제발전의 원동력은 간단히 무시됐다. 심각성을 깨달은 건 1990년대 접어들면서다. 갑자기 출산장려정책으로 전환했다. 2000년대 들어서 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제정했다. 그러나 이미 기울어진 출산율 저하는 막을 수 없었다. 위기는 마침내 현실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통계청의`2050년 인구 피라미드'를 보면 65세 이상 노인은 40%, 14세 이하는 9%로 완전히 역피라미드가 된다. ▼저출산은 필연적으로 노동인구 감소로 이어진다. 생산과 소비가 줄어 경제가 위축될 뿐만 아니라 고용과 재정 등 국가 정책에도 충격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지난 10년간 저출산 문제 해결에 100조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부었는데도 개선 조짐이 없다는 점이다. 정부와 자치단체의 저출산 대책이 출산장려금, 양육수당, 아동수당 같은 현금 살포 위주의 단기 처방에 그쳤기 때문이다. 정책이 문제의 핵심을 비켜 가고 있는 것이다. ▼아동수당, 출산장려금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경제를 살리고 새 비즈니스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야 한다.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늘려야만 절벽에서 추락하는 듯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기존 정책의 실패가 확인됐는데도 그 정책을 답습하면 앞은 더 캄캄해질 수밖에 없다.

권혁순논설실장·hsgweon@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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