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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45.3세

오복(五福)이라 했다. 5가지 복을 타고나야 인생이 순탄하다는 것이다. 유교 5대 경전 중의 하나인 서경(書經)에 나온다. 수(壽), 부(富), 강령(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이다. 첫 번째가 장수(長壽), 오래 사는 것이다. 중국 최초의 황제인 진시황이 신하들에게 장생불로할 수 있는 묘약을 구해 오라고 하명할 정도로 사는 것에 대한 집착이다. ▼하지만 삶은 죽음을 전제로 한 존재다. 언젠가는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것이 죽음이다. 그래서 인명재천(人命在千), 살고 죽는 것은 하늘의 요량에 달렸다고 한다. 그러니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위로다. '불멸에 관하여(IMMORTAL, 엘도라도 간)'에 나오는 죽음을 이기는 4가지 방법이 그럴싸하다. 첫째는 육체의 생존, 둘째는 부활, 셋째는 영혼이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다. 마지막 넷째는 영생, 그 방법은 다름 아닌 유산(Legacy)이다. 소멸될 수 없는 명성을 남기라는 것이다. ▼유엔은 2009년 '호모 헌드레드(Homo-hundred)'를 선언했다. 의학기술 등의 발달로 상징적인 100세 장수가 보편화된 시대의 인간을 지칭한 학술용어다. 이어 2015년 '100세 시대 생애주기별 연령'을 발표했다. 1~17세 미성년, 17~65세 청년, 65~79세 중년, 79~99세 노년, 100세 이상은 장수 노인이라고 규정했다. 물론 한국인의 현실적인 사정과는 어긋나지만 지향해야 할 삶의 패턴임은 부인할 수 없다. ▼강원도 사람들의 평균연령이 45.3세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12일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통계 조사·분석 결과다. 전남(46.2세), 경북(45.6세)에 이어 강원도가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평균연령이다. 국민 평균연령은 42.6세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도내 시·군별로는 원주시가 42.1세로 가장 낮고, 영월군이 51세로 가장 높다. 문제는 장수에 의한 수치가 아닌 청년세대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데 따른 평균연령이라는 점이다. 45.3세, 불혹(不惑)에 든 40대도 중반을 넘어선 인생이다. “내 나이가 어때서~?” '구질구질하게 살지 말라'는 당부다.

용호선논설위원·yonghs@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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