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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

[언중언]`우한 폐렴'

폐, 몸속의 공기주머니다. '동의보감'은 송나라 때(992년) 편찬된 중국 최초의 국가 발행 약방서(총 100권) '태평성혜방(太平聖惠方)' 폐장론(肺臟論)을 인용해 소개했다. “폐는 마치 화개(華蓋)처럼 모든 장부를 덮는다. 폐가 허(虛)하면 한(寒)이 생기고 폐가 한하면 음기(陰氣)가 성(盛)하며 음기가 성하면 목소리가 쉬어 말하는 데 힘이 들며 기가 부족하고 목구멍이 마르며 진액(津液)이 없어지고 몸이 허하고 차 기운이 없고 두려워 즐겁지 않고 (…) 맥이 침완(沈緩)하면 폐허(肺虛)의 증후다.” ▼숨 가쁘게 하는 세세한 설명은 이렇게 이어진다. “폐가 실하면 열이 생기고 열이 있으면 양기(陽氣)가 성하며 양기가 성하면 흉격부(胸膈部)에 번열(煩熱)이 나면서 답답하고 입이 붉어지고 콧구멍이 벌어지며 물을 마구 마시고 상기(上氣)되며 기침이 나고 기가 거꾸로 치밀어 오르며 목구멍이 뻑뻑하고 몸뚱이와 등에 창(瘡)이 생기고 (…) 맥이 활실(滑實)하면 폐실(肺實)의 증후다.” 그렇기에 흔히 말하듯 '허와 실' 모두 과하면 병이다. ▼옛 송나라 땅, 후베이성 우한(武漢)에서 살인하는 괴질이 발생했다. 하여 '우한 폐렴'이라 명명했다. 의학 용어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New Coronavirus)'다. 인간이 걸리는 감기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이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된다고 한다. ▼'화난(華南)해물도매시장'이 최초 발생지다. 현지 주민들에게서 급속하게 번져 나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한국, 일본, 태국, 대만 등 인접 국가로 퍼진 것은 물론이고 급기야는 태평양을 넘어 미국으로까지 건너갔다. 중국을 방문했던 워싱턴주 시애틀 주민이 '우한 폐렴' 환자로 확진 발표되자 뉴욕 증권시장이 출렁대고 있다. 그야말로 전 세계에 폐를 끼치는 폐렴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감염 확진 판정을 받은 이가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런가 하면 조사 대상 유증상자가 16명(22일 정오 현재)이라니 여간 두렵지 않다. 그래서 전하는 안부다. 감기라고 착각하면 안 됩니다. 폐렴이 아닌지 의심해 보셔야 합니다.

용호선논설위원·yonghs@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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