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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온라인 개학에 도농 간 교육 격차 심화되어선 안 돼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9일부터 고3·중3 학생들을 시작으로 20일 초등 저학년까지 순차적으로 원격수업이 시행된다. 하지만 걱정이 크다. 학교별로 시스템을 점검한 결과 곳곳에서 원격수업 준비가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학교와 교사들도 대비가 안 돼 있는 것은 물론이고 촬영 장비나 서버, 소프트웨어 같은 인프라도 부족하다. 기술적인 문제를 비롯, 새 교육방식으로 인한 교육 격차 등 예상되는 문제들을 전반적으로 살펴 차질이 없도록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처음 실시되는 만큼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말로 교육의 중요성은 물론 이를 수행하는 책임과 의무를 덜어낼 수는 없다.

지난 6일 원격수업 준비 점검 과정에선 적지 않은 문제가 드러났다. 이날 원격수업 지원 사이트인 'EBS 온라인 클래스'의 서버가 먹통이 됐다. 교육부 장관이 주재한 '온라인 개학 지원 1만 커뮤니티 원격교육 선도교원 임명식' 현장조차 통신 두절로 수분 동안 화면 멈춤 현상이 발생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지원하는 'e학습터'는 지난 주말 서버 증설 작업 도중 작업자 실수로 전국 각지의 교사들이 올려둔 하루치 수업자료가 삭제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개학이 되면 결코 이 같은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온라인 개학에 따른 계층 간, 지역 간 교육 격차 심화가 큰 문제다. 이미 가정환경과 학교 상황, 교사의 준비에 따라 온라인 교육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조손가정이나 다문화가정, 맞벌이가정 등의 경우 디지털기기가 있어도 교육환경 갖추기가 쉽지 않다. 강원도의 경우 초·중·고교 655곳 가운데 전교생이 30명 이하인 학교는 138곳(21%)이고, 교육부의 학교 통폐합 기준인 60명 이하인 도내 작은학교도 47.6%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이들 학교 학생의 상당수가 돌봄 혜택을 누리지 못하면서 코로나 블루에 시달리거나 교육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

원격교육이 도농 간 교육 격차를 벌리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고 준비해야 한다. 교육 당국은 최대한 현장과 접촉하면서 문제점을 적극 보완해 나가야 한다. 원격수업용 프로그램을 수업에 활용하고 평가에 연계하는 방안뿐만 아니라 도시 중심의 온라인 개학에 작은학교가 소외되고 있지는 않은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교육 불평등이 교육계의 현안으로 대두된 상황이다. 모든 변수를 고려해 온라인 개학이 또다른 차별 논란을 야기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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