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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문 대통령의 국민 대통합 다짐, 소통부터 해야

화상 2021년 신년 인사회, 마음의 통합 강조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 61.2% 기록

국민과 진솔한 대화로 지역·세대 갈등 줄여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주재한 2021년 신년 인사회에서 올 한 해를 '회복과 통합, 도약의 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사말에서 “새해는 '회복의 해'”라며 “코로나 3차 유행의 마지막 고비를 넘고 있다. 철저한 방역과 백신, 치료제를 통해 우리는 반드시 코로나를 극복하고 소중한 일상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새해는 '통합의 해'다. 코로나를 통해 우리는 서로 연결돼 있음을 절감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욱 중요한 것은 마음의 통합”이라고 했다. “우리가 코로나에 맞서 기울인 노력을 서로 존중하고, 우리가 이룬 성과를 함께 인정하고 자부하며 더 큰 발전의 계기로 삼을 때 우리 사회는 더욱 통합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신년 인사회에서 통합, 그것도 마음의 통합을 화두로 꺼낸 것은 의미심장하다. 지난 한 해 정치권은 국민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기는커녕 좌절과 분노만 안겨 줬다. 더불어민주당이 절대다수 의석을 장악한 제21대 국회가 행정부 견제라는 존재 이유를 상실한 채 '통법부(通法府)'로 전락했다. 여당은 정부가 원하는 입법과 예산안 통과를 막무가내로 밀어붙였다. 야당의 대응은 무기력하기만 했다. 의회는 다수결로 운영되는 것이 맞다. 그러나 그것은 최소한 조정과 합의를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함으로써 국민에게 양측 입장을 충분히 알리고, 그래도 안 되면 표결로 처리하는 것이다. 여야 모두 소통 부재와 진영 우선의 정치 논리로 싸우면서 국민에게 절망감을 안겨 줬다. 문 대통령도 국회와 소통하지 않고 국민과도 폭넓은 대화를 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는 확연하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4~6일 전국 18세 이상 1,505명에게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는 61.2%를 기록했다.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의 이탈 움직임으로 레임덕의 시작을 의미하기에 여권의 긴장감은 더욱 크다. 현 정부 지지층의 이탈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정부는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웠지만 결과는 참담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 52시간, 비정규직 등의 정책은 구호만 요란했지 저소득층에게는 별반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자영업자의 실상을 몰랐고, 노동의 형태와 구조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정치사의 집권 말기를 반추해 볼 때 지금 문재인 정부는 고비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정황에 문 대통령이 새해를 통합의 해로 명명하며 특히 마음의 통합에 나서겠다고 말한 것은 대단히 시의적절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민과 소통부터 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마음이 움직이고 지역과 세대, 계층의 갈등을 줄여 국민 통합을 이뤄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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