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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고용시장 IMF 이후 최악, 최대 현안 된 일자리 창출

연간 취업자 지난해 21만8,000명 감소

도내 실업자는 3만3,000명 역대 최고치

민간 영역 고용 확대·안정화 추진돼야

현 정부의 일자리 성적표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는 2,690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21만8,000명 감소했다. 1998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실업자는 110만8,000명으로 2000년 이후 가장 많았으며 실업률은 4%로 2001년 이래 제일 높았다. 강원도 내 고용시장도 크게 위축됐다. 2020년 말 기준 도내 취업자는 총 79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7,000명 줄었다. 지난해 도내 취업자의 전년 대비 감소 폭은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1년 이후 최대치다. 도내 고용률은 60.8%로 1년 새 1.5%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도내 실업률과 실업자는 각각 전년 대비 0.3%포인트, 2,000명 증가한 3.9%와 3만3,000명으로 역시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전국적으로 사실상 실업 상태로 볼 수 있는 '구직단념자'와 '쉬었음' 인구까지 따지면 고용시장의 현실은 더욱 암담하다. 일할 능력이 있는데도 그냥 쉬었거나 구직을 포기한 인구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대로 늘어 300만명에 육박했다. 하지만 구직단념자와 '쉬었음' 인구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자로 잡히지 않는다. 고용시장이 파탄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취업자는 60세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줄어들었다. 60세 이상 취업자만 증가(37만5,000명)한 것은 관이 주도한 한시적 '노인 일자리'의 영향이 크다. 60세 미만만 따지면 취업자 감소 폭이 60만명에 달한다. 일자리 한파는 거리두기가 강도 높게 유지될 1~2월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2월 코로나19 발생 전과 비교되는 '숫자의 쇼크'는 더 커질 수도 있다.

코로나19 탓이라고 하더라도 지난해 일자리 예산으로만 25조원을 쏟아붓고 받아든 성적표치고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홍남기 부총리는 깊은 우려를 표하며 1분기 중 청년 고용 활성화와 여성 일자리 확대 방안을 추가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공공기관 채용자의 45%를 상반기에 뽑고, 83만개 직접 일자리 사업의 80%와 40만명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을 1분기에 시행하겠다고 했다. 여행·관광·숙박·공연 등 8개 업종의 특별고용지원도 연장할 뜻을 비쳤다. 하지만 공공기관 채용을 앞당기거나 현재 고용유지 대책을 연장하는 것은 임시 처방일 뿐이다. 정부가 지금까지 해 온 대로는 고용 참사에서 벗어날 수 없다. 민간 영역에서 고용이 활발히 이뤄지도록 만드는 특단의 정책이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처럼 올 상반기에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려면 고용 문제부터 풀어야 할 것이다. 일자리 창출을 최대 현안으로 삼아야 한다. 청·장년층은 취업을 못 해 생계를 걱정하고 있다. 전체 취업자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자영업 종사자들은 재난지원금에 의존하고 있다. 언제까지 코로나19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정부는 고용 충격을 극복할 수 있는 모든 민생 지원, 고용시장 안정화 방안 등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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