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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가시연

‘청정', ‘번영', ‘장수', ‘그대에게 행운을…' 가시연의 꽃말이다. 수련과의 한해살이풀인 가시연은 줄기와 잎에 가시가 있다. 잎은 타원형으로 앞면은 주름이 있고 광택이 나며 뒷면은 자주색인데 긴 꽃대에서 자주색의 사판화가 하나씩 핀다. 아주 작고 수줍음을 많이 타는 꽃이다. ▼1960년대 말까지 ‘경포호수의 상류에서 볼 수 있다'라고 말로만 전해지던 가시연을 경포습지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은 2010년. 경포습지 복원사업 덕분이었다. 농경지로 개간돼 사라진 경포습지를 2007년 복원하는 과정에서 땅속에 살아 휴면종자로 남아 있던 가시연이 반세기 만에 자연 발아됐다. 자연 발아된 가시연 덕분에 경포습지 복원사업이 전국적으로 주목받았고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되며 더 귀하디 귀한 꽃이 된 이 가시연 덕분에 경포습지는 경포가시연습지라는 이름도 함께 갖게 됐다. ▼가시연이 멸종위기를 맞은 것은 환경악화로 인한 수질오염이 가장 큰 원인이다. 가시연이 서식하는 환경이 연못과 같은 고인 물이므로 수질이 오염돼 버린 서식지의 자연생 가시연은 도태돼 멸종되는 것이다. 한해살이풀이기 때문에 그해에 결실을 봐야 하고 또 떨어진 씨앗은 이듬해에 싹을 틔울 수 있는 조건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옮겨심기로 증식하는 것도 매우 어렵다. 즉, 인공적으로 보호하기에도 까다로워 환경청에서 자연상태로 보존된 지역을 통째로 감시하고 보호하는 것이다. ▼경포가시연습지의 주인공인 가시연이 개화를 시작했다. 가시연습지를 비롯해 생태 저류지, 경포천 등 주변으로 서식지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밤에는 오므렸다가 새벽부터 살그머니 꽃봉오리를 벌린다. 활짝 핀 것을 보려면 오전에 가 봐야 한다. 한낮이 지나면 서서히 꽃봉오리를 오므린다. 그래서 가시연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가시연이 활짝 폈다는 뉴스를 보고 가 보면 찾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늦기 전에 경포습지에 가시연을 보러 가 보시길… 그대에게 행운을 가져다줄지 또 알겠는가?

조상원부국장·sangwon@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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