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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고래와 강원의 해양문화

해마다 겨울이 돌아오면 동해안에서 죽은 고래 기사가 이어진다. 지난달 11일 고성군 공현진항 동방 1.8㎞ 해상에서 정치망어선이 그물 작업 중 죽은 채 떠 있는 밍크고래를 발견했다. 또 지난해 11월6일 속초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속초 동방 약 2.6해리(약 4.8㎞) 해상에서 자망 그물을 양망하던 어민이 혹등고래 1마리가 죽은 채 그물에 걸려 있는 것을 발견, 신고했다. 해양생물학자들은 수중 암반이 잘 발달된 고성, 속초, 강릉 앞바다 지역을 물고기들의 주요한 산란처이자 고래들의 사냥터로 보고 있다. ▼동해안에서 발견되는 고래는 주로 어린 개체들로 10월에서 2월 사이에 그물에 걸려 발견된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고래연구센터에 따르면 해마다 동해안 포획 고래는 수백마리에 이른다고 밝혔다. 혼획된 고래는 2019년 483마리, 2020년 228마리, 2021년 329마리(11월까지) 등으로 고성, 속초, 양양, 강릉, 죽변, 울진 등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고 있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의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 공인되고 있다. ▼최근 다양한 고고학적 연구 성과 등을 통해 신석기시대(약 7,000년~3,500년 전)에 제작된 암각화는 북방 긴수염고래, 혹등고래, 참고래, 귀신고래, 향유고래 등 53마리의 고래가 그려진 우리나라 최초의 회화작품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래 사냥 그림을 담고 있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평가되고 있다. ▼조선시대 화가 설호산인(雪壺山人) 김하종(金夏鐘·1793~?)은 해산도첩(海山圖帖)에 동해에 사는 고래를 생생하게 그렸다. 1815년 춘천부사 이광문(李光文·1778~1838년)과 함께 금강산, 설악산을 비롯한 관동지역을 여행하며 남긴 서화첩 안에 환선구지망총석(喚仙舊址叢石亭)의 그림이다. 어민들은 동해안 수중에 잘 발달된 암반을 따라 먹이 활동을 하다 포획된 고래를 바다의 로또로 부르고 있다. 동해 바다에서 살아 숨 쉬는 고래는 우리 민족의 해양 DNA와 한반도에서 살아온 인류사와 해양문화를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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