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40만
언중언

[언중언]‘선거용 X파일'

우리나라의 대통령 선거는 대선 후보의 X파일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일까. 그동안 대선에서는 X파일이 수시로 등장했다. 1987년 대선 5개월 전 김대중 후보의 사생활과 돈 문제를 비난하는 내용이 담긴 ‘동교동 24시'라는 책이 파문을 일으켰다. 1992년엔 손충무씨가 김영삼 후보의 사생활을 보도해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손씨는 1997년 대선 때도 김대중 후보가 공산주의자라는 내용의 ‘김대중 X파일'이라는 책자를 발행하려다 법원으로부터 판매·배포 금지처분을 받기도 했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가장 심각했던 것은 ‘김대업 X파일'이다. 김씨는 수만 건에 달하는 병적기록카드를 뒤져가며 이회창 후보 아들 정연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김씨는 병역비리 민간수사관이라는 신분과 구체적인 정황 자료들을 뒷받침하면서 이 후보의 낙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김씨는 명예훼손과 무고로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대선은 이미 끝난 뒤였다. ▼“나는 나이트클럽도 가기 싫어하는 성격이다. 영적인 사람이라 차라리 책을 읽거나 도사들과 ‘삶은 무엇인가'를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그런 것(유흥업소)은 안 맞는다. 쥴리를 봤다는 증언자(안해욱)는 인터뷰를 자꾸 할수록 좋다. 그러면 오류가 드러날 테니까…. 내가 뭐가 아쉬워서 부인 있는 유부남하고 동거하겠나? 돈도 많은 우리 엄마가 왜 귀한 딸을 유부남에게 팔겠나? (해외여행은) 패키지로 놀러 간 것이다. (양 전 검사) 사모님도 가려다가 미국 일정 때문에 못 갔다.” ▼MBC가 지난 16일 보도한 ‘서울의 소리' 이명수 기자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와의 통화 녹취록 내용 중 쥴리 근무와 양모 검사와의 동거설에 대한 김씨의 해명이다. 지난해부터 온 나라를 흔들던 루머가 결국은 근거 없는 음모론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물론 검증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저 상대 후보를 낙마시키기 위해‘아니면 말고'식의 의혹만 부풀리는 선거 풍토는 이제 근절돼야 한다.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