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40만
경제일반

‘새차보다 비싸' 중고차가 기가 막혀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수급난에 출고 대란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값 추월

폐차 물량 1년 새 40% 급감

폐차 매입가도 30%나 올라

반도체 수급난이 촉발한 완성차 출고 대란 여파가 폐차장, 중고차매매업 등 강원도 내 차량산업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폐차물량은 1년 사이 40% 가까이 급감했고, 일부 중고차 가격은 신차를 추월하고 있다.

도내 자동차대리점 업계에 따르면 신차의 경우 인기 차종은 주문에서 출고까지 최소 6개월에서 최장 18개월이 소요된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쏘렌토는 14~18개월, 카니발은 10~14개월을 기다려야 하며,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시리즈는 6~10개월이 걸린다. 아이오닉, EV6 등 전기차종은 대부분 1년 넘게 대기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차량 출고 기간이 길어진 반면 도내 폐차 물량은 감소세다. 한국자동차해체재활용업협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4월까지 도내 폐차 물량은 8,520대로 전년 동기(1만4,011대) 대비 39.2% 줄었다. 이 기간 도내 폐차물량이 1만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관련 통계가 확인되는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춘천 후평동에서 30년 넘게 폐차장을 하고 있는 조모씨는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지원 사업 신청자조차 출고지연으로 폐차를 미루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물량이 줄며 폐차 매입가도 30%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장기간 기다려야 하는 신차 대신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중고차를 택하는 소비자가 늘면서다. 도내 중고차 매물 확인 결과, 주행거리가 1,000㎞인 2022년식 1톤 봉고트럭이 신차(2,100만원)보다 380만원 비싼 2,48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더 많은 웃돈이 붙었다. 한 차주는 2만㎞ 이상 탄 2021년식 테슬라 모델Y를 신차보다 1,250만원 비싼 9,150만원에 내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차량용 반도체 물량을 늘리지 않는 한 출고 지연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내수화, 수입처 다변화 등을 통해 반도체 물량을 확대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haha@

가장 많이 본 뉴스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