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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복도엔 물품 가득…작업장엔 분진 날려 숨 쉬기조차 힘들어"

환경 열악…건강권 위협

◇단독시설로 운영해야 하는 정부지침을 지난 9년간 어긴 것으로 드러난 도장애인보호작업장의 복도에 포장 물품이 높게 쌓여 있다.

“만성질환 노출 건강 이상” 호소

복지관 “사실상 운영은 분리돼”

춘천시 사농동에 위치한 '늘해랑보호작업장' 근로자들은 별도 환기시설이 없는 작업실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종이포장을 하며 수시로 분진에 노출되는데다 작업량이 늘어나는 때면 복도에도 각종 발송대기 물품이 쌓여 숨 쉴곳 마저 부족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야근이나 주말에 일을 해야 하는 날에는 구내식당이 없어 이용자들은 사비를 들여 주변 식당을 이용하거나 굶은 채로 귀가하기 일쑤다. 이로 인해 이용자들은 부실한 식단과 영양 불균형으로 건강 악화와 성인병 등 각종 건강 이상을 호소했다. 강원도가 도장애인보호작업장 시설을 9년간 단독시설로 운영해야 하는 정부 지침을 어긴 것으로 드러나면서 근로자들의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근로장애인 A씨는 “식사를 바깥에서 매번 해결하게 되면서 피부질환이 악화, 밤낮으로 짓무른 피부에 약을 발라야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다른 장애인인 B씨는 “작업량이 늘면 공기를 메우는 탄 냄새와 분진으로 숨 쉬기 조차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도장애인복지관 관계자는 “30여년 전 설립 당시부터 같은 기관으로 시작했다보니 아직까지 어쩔 수 없이 함께 운영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며 “운영은 사실상 분리돼 있고 나머지 절차는 도에서 진행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자치단체가 지침을 준수하도록 조례로서 강제하지 않으면 같은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게 주위의 시선이다.

허소영(더민주·춘천) 도의원은“장애인도 한 사람의 노동자이기 때문에 보편적인 노동인권을 존중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장애인에 대한 인권 차원의 문제로 접근해 환경 개선과 법적 뒷받침이 동시에 이뤄지게끔 의정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서화기자 wiretheasia@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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