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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퇴계초중학교 전경 모습, 올 3월2일 문을 여는 '강원도 첫 도시형 통합학교'인 춘천 퇴계초중학교는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모든 교직원이 모여 '학교교육과정 함께 만들기'를 진행했다.

유치원·초·중학교 총 38학급 918명 배정
주요 시설·인적자원 공유 교육환경 우수
전 교사 '학교교육과정 함께만들기' 숙고
초-중등 진로 연계 등 새로운 모델 다양


강원도의 첫 도시형 통합학교인 춘천 퇴계초중학교가 올 3월2일 문을 연다. 통합학교는 효율적인 학교 운영을 위해 필요한 경우 지역 실정에 따라 초·중, 중·고 또는 초·중·고 등 학교급이 다른 두 개 이상의 학교에서 시설·설비 및 교원 등 인적·물적 자원을 공유하고 통합, 활용하는 학교다. 퇴계초중은 유치원 3학급 62명, 초교 31학급 740명, 중학교 4학급 116명 등 총 918명의 학생이 배정됐다. 강원도교육청도 최고의 학교로 만들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퇴계초중의 설립 준비를 들여다봤다.

■교과수업, 창의적 체험활동, 학교 행사 등 유·초·중 연계한 교육과정 운영=“수학에 어려움을 겪는 초등 5, 6학년과 중1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 중”이라는 중학교 수학 과목을 담당한 서재신 교사의 얘기에 초교 신영철 교사는 “특히 국어와 수학은 기초학습 없이 상급학교로 진학했을 때 학업에 대한 어려움이 크다. 초·중학교 선생님들이 함께 기초학습 지도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좋겠다”며 자신의 의견을 보탰다.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퇴계초중은 모든 교직원이 모여 '학교교육과정 함께 만들기'를 진행했다. 학교 철학과 비전을 공유하고 교과 수업, 창의적 체험활동, 학교 행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가 함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디어가 실제 교육활동으로 이어지려면 앞으로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학교급을 넘어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교사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중학교 음악 과목을 맡은 백서윤 교사는 “자율동아리 활동으로 초등 5, 6학년과 중학교 1학년 아이들이 함께하는 합창단을 꾸려볼까 생각 중이다. 같이 하고 싶다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있어 함께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유치원 담임을 맡은 김경옥 교사 역시 “놀이와 배움에 대해 초등학교 1학년 선생님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협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개교 준비에 3년, 공부'도' 잘하는 학생으로 키울 것=처음부터 퇴계초중이 통합운영학교를 지향한 것은 아니었다. 퇴계초와 퇴계중을 분리해 설립하려던 계획은 2016년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에서 부결됐고, 2017년에야 통합 운영을 조건으로 학교 설립을 허가받았다.

이후 개교준비위원회가 꾸려지면서 학교시설부터 교육과정을 위한 준비까지 다양한 것을 갖추기 시작했다. 원유림 교사는 “학교시설에도 선생님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 아이들의 발달과 특성을 고려해 초등 1, 2학년 교실에 따뜻한 바닥을 설치하고, 아이들이 자유롭게 쉬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놓은 것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유치원·초교·중학교를 잇는 연계 교육과정 운영도 퇴계초중의 특징 중 하나. 퇴계초중이 계획하고 있는 △교육과정 분석을 통한 학교급 간 협력수업 △자율 동아리, 스포츠클럽 초·중 통합 운영 △초등 진로활동과 중학교 자유학년제 연계 프로그램 운영 △봉사활동 통합 프로그램 운영 △유·초·중이 함께하는 문화예술교육 등은 기존 학교에서는 보기 힘든 것들이다. 이경란 교장은 “학생중심교육, 창의적 교육과정 운영으로 '공부만 잘하는 학생'이 아닌 '공부도 잘하는 학생'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초6→중1 교과 태도, 학교 행복감 급락, 전환기 학생 위한 교육과정 운영 필요=유치원에서 초등학교,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진학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전환기 학생을 위한 연계 교육과정의 필요성을 느낀다. 자녀가 올해 중학교 신입생이 되는 서형주씨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가 중학교에 올라가서 적응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되기 때문이다. 서씨는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학습 수준에서 차이가 많이 나고, 학교생활 환경도 다르기 때문에 아이도 긴장하고 있다”며 “주위에 있는 다른 학부모들도 많이 걱정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강원도교육연구원에서 유·초·중·고교 연계 교육과정을 다년간 연구했던 김현주 금병초 교감은 이에 대해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것은 삶의 중요한 사건인데, 우리나라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의 교육과정이 서로 분절돼 운영되기 때문에 전환기에 있는 학생들은 심리적 단절과 불안에 직면하게 된다”며 “학생들의 자연스러운 성장과 발달을 위해서는 유·초·중·고를 잇는 연계 교육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퇴계초중에서 상급학교 진학을 앞둔 7세, 초등 6학년을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 교장은 “상급학교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선배와의 만남, 상급학교 둘러보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로 다른 학교 문화는 극복해야 할 과제=그러나 이 같은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연계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권유신 도교육청 장학사는 “그동안 서로 다른 학교문화에서 살아왔던 유·초·중학교 선생님들이 함께 무언가를 논의하고 결정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교육과정의 연속성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계 교육과정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교육청 차원의 교사 연수도 필요하다. 민병희 교육감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통합학교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퇴계초중학교는 강원도에서 처음 시도되는 도심형 통합운영학교인 만큼 모범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교육청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하겠다. 아이들의 행복한 배움을 최우선으로 모든 구성원이 머리를 맞대고 있으니 믿고 성원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장현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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