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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문화재로 보는 우리 역사]자연스러운 아름다움·절제미 고려 특유의 단아한 미술 양식

76. 삼척 고천리 석불좌상

△제작시기=고려시대

△출토장소=삼척

△크기=높이 50㎝

△소장처=삼척시립박물관

1997년 삼척시 미로면 고천리에서 발견된 석조불좌상에서는 고려인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과 절제미가 엿보인다.

전국적으로도 작은 크기의 석조불좌상으로 손꼽히는 이 불상은 깊은 산골 작은 암자에도 잘 어울릴 법한 아담한 매력이 특징이다.

많은 고려시대 유물처럼 이 석조불좌상도 세월을 따라 닳아 표정이 정확히 보이지 않는다. 고려시대 사람들의 둥근 마음을 드러내듯 두껍게 표현한 양감과 아름다움을 살린 조형 기술은 오롯이 살아남아 현대인들에게도 미소를 선물한다.

부처 몸에서 나오는 진리의 빛을 형상화한 부분을 광배라고 부르는데, 이 석조불좌상은 뒷면뿐 아니라 광배에도 무늬를 새기지 않아 고려 특유의 단아한 미술 양식을 돋보이게 했다.

머리카락은 전형적인 여래상과 같이 돌돌 말린 나발(髮)로 표현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머리 위에는 커다랗게 지혜를 상징하는 '육계'를 조각했다. 오른손을 풀어서 오른쪽 무릎에 얹고 손가락으로 땅을 가리키는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 자세에서는 고려인들의 불심을 느낄 수 있다.

발견 당시 불상의 상반신 왼쪽 어깨 부위에서 오른쪽 겨드랑이 사이가 깨져 있었으나 2003년에 수리를 마쳤다. 고려시대 석조불상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불상이라는 점에서 2007년 강원도문화재자료 제144호로 지정돼 지금까지 삼척시립박물관 제1전시실에서 전시되고 있다. 살이 매우 두껍게 드러난 고부조의 불상으로 고려시대 석조불상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불상으로 보존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영재기자 yj5000@kwnews.co.kr·국립춘천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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