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놓친 신태용호 또 패하면 사실상 조별리그 탈락

손흥민-황희찬 투톱 예상 … 스피드·역습으로 승리 노려

20년 전 프랑스 대회 당시 1대3 역전패 수모 설욕 기회

벼랑 끝에 몰린 신태용호가 20년 전 한국 축구에 수모를 줬던 멕시코를 상대로 설욕에 나선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0시(이하 한국시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멕시코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을 치른다.

지난 18일 스웨덴과 1차전에서 0대1 패배를 당한 한국은 멕시코에도 진다면 사실상 조별리그 탈락의 길을 밟는다. 물러설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하지만 2차전 상대 멕시코는 우리보다 한 수 위의 실력을 자랑하는 북중미의 강호다.

멕시코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위로 한국(57위)보다 42계단이 높다. 월드컵 북중미 예선도 1위(6승3무1패)로 통과했고 역대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강자'로 통했다. 한국과 역대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상대전적에서도 6승2무4패로 앞서 있다.

특히 멕시코는 1998 프랑스 월드컵 1차전에서 만나 한국에 뼈아픈 1대3 역전패를 안긴 악연이 있다. 당시 한국은 전반 27분 하석주의 왼발 프리킥 선제골로 앞섰지만, 하석주가 3분 뒤 백태클로 퇴장을 당하고 나서 내리 세 골을 내줬다. 당시 멕시코 대표팀의 스타 플레이어였던 콰우테목 블랑코가 양발 사이에 공을 끼우고 '개구리 점프'로 수비진을 괴롭혔던 건 한국 축구사에 굴욕의 한 장면으로 남아 있다.

후배 태극전사들이 20년 만에 선배들을 대신해 설욕을 노리지만 사정은 좋지 않다. 멕시코는 1차전에서 '우승후보' 독일을 꺾은 여세를 몰아 한국까지 잡고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 짓기 위해 보다 공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반면 1패를 안은 한국은 주축 수비수 박주호(울산)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남은 두 경기에 뛰지 못한다. 대표팀 분위기 역시 전반적으로 가라앉아 있어 멕시코를 상대하는 게 버거워 보인다. 하지만 축구공은 둥글다.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신 감독은 손흥민(토트넘·춘천 출신)·황희찬(잘츠부르크) 투톱을 앞세워 빠른 스피드와 역습으로 멕시코의 빈 곳을 노리는 전술을 꺼내들 것으로 예상된다. 벼랑 끝에 몰린 태극전사들이 강한 투지로 무장한 만큼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강경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