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내 운전면허 도로 주행 시험 코스의 난이도가 천차만별이어서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운전면허 응시생들 사이에서는 '운칠기삼'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강릉에서 최근 면허 시험을 치른 전모(28)씨는 도로 주행 시험을 세 번 만에 합격했다. 전씨는 "두번째 시험까지는 어려운 코스를 돌아 떨어졌는데 세 번째 시험에서는 비교적 쉬운 코스에 배정돼 합격할 수 있었다"며 "특정 코스가 유리하다는 소문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씁쓸해 했다.
강릉을 비롯한 춘천과 원주, 태백 등의 운전면허 시험장의 코스별 합격률은 최대 14.4%포인트까지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우택 의원이 도로교통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27개 면허시험장별 도로주행시험 합격률 및 기능시험 합격률’에 따르면 강릉 면허시험장의 C코스(면허시험장→대양신소재) 합격률은 52.1%인데 반해, D코스(대양신소재→면허시험장) 합격률은 37.7%에 불과하다. 춘천과 태백은 최고·최저 합격률 편차가 11.9%포인트였으며 원주는 11.8%포인트였다.
원주 운전면허시험장의 경우 2020년 9월, A코스 합격률이 71.4%에 달하는 등 높은 합격률로 지적받은 뒤 2021년 4월부터 도로주행 코스를 변경했다. 그 결과 올해는 평균 합격률이 53.6%로 떨어졌다.
정우택 의원은 “면허시험장과 코스에 따라 합격률 편차를 보이는 것은 운전면허시험 제도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로교통공단 춘천운전면허시험장 관계자는 "코스별로 어린이 보호구역이나 과속 방지 구역 등의 차이로 합격률 차이가 발생한다"며 "관련 법령에 따라 코스별 난이도 차이가 클 경우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