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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의맛·지역의멋]호수 품에 안긴 가을 수줍은 듯 붉게 핀 단풍 길벗이 되어주네

횡성 호수길 제5코스

횡성호수길 가을 풍광

횡성댐 담수로 생겨난 횡성호(湖)는 횡성의 정취를 바뀌 놓았다.

영서 내륙 산간인 횡성은 갑천면 대관대리에 높이 48.5m, 길이 205m, 저수량 8,690만톤의 다목적댐이 들어서 산과 호수가 빚어내는 절경을 품게 됐다.

1993년 12월 착공해 2000년 11월 준공한 횡성댐은 국내 최초로 선택취수방식으로 댐 수질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 횡성과 원주에 고품질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횡성 호수길은 횡성호를 둘러싼 주변 산과 연계해 6개 코스 31.5㎞로 만들어졌다.

횡성댐 건설로 갑천면 5개 마을이 수몰됐고, 물속에 잠긴 고향을 그리며 잊지 않으려는 수몰민들을 위해 망향의 동산도 함께 조성됐다.

그 가운데 제5코스는 푸른 횡성호를 따라 걸어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구간이다. 2시간이면 충분히 걸을 수 있는 4.5㎞ 가량의 평이한 난이도로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나들이 명소로 각광 받고 있다. 2019년에 5구간 B코스가 추가로 신설돼 모두 9.0㎞를 걸을 수 있다.

5구간 가족길의 출발점은 소의 코뚜레를 형상화한 브론즈 조형물이다. 농경문화의 상징으로 부(富)와 번영의 상징인 대형 코뚜레 게이트를 통과해 호수길로 들어선다.

이어지는 코스에서는 누나가 남동생 손을 잡고 부모를 따라 장터로 향하는 ‘장터 가는 가족’ 조형물이 잃어버린 가족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를 준다.

나무 놀이터를 지나 ‘노을 쉼터’에 다다르면 환상적인 호수의 석양을 즐길 수 있다. 물론 시간을 잘 맞춰야 한다.

A코스 마지막인 호수길 갤러리에서는 사계절 호수길을 다양한 풍광을 사진으로 감상할 수 있다.

횡성호 전경

‘호수에 물들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표지판을 따라 흙길을 걷다보면 나무 사이로 반짝이는 호수 풍경이 이어지고 원두막 쉼터에 도착한다.

윈두막 쉼터에서 한숨 돌린 후 A코스 호수길 전망대로나, B코스 오색 꿈길을 골라 계속 걸을 수 있다.

오색꿈길로 접어들면 오솔길을 따라 가늘고 긴 은사시나무가 햇살과 바람에 춤을 춘다.

B코스 백미인 횡성호 쉼터를 가기 위해서는 가/나 로 구성된 작은 나무다리를 건너야 한다.

횡성호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횡성호 쉼터는 탁 트인 전망으로 탄성이 절로 나온다.

호수길 전망대, 가족 쉼터를 돌아 산림욕장에서 선베드형 의자에 누워 눈을 감고 자연의 소리를 듣노라면 일상의 찌든 심신은 시나브로 활력으로 충만해 진다.

영화 ‘타이타닉’의 유명한 포즈를 흉내낼 수 있는 타아타닉 전망대와 오솔길 전망대를 거쳐 망향의 동산에 도착하면 ‘나를 찾아 걷는 호수길’은 끝이 난다.

호숫길 이용 요금은 1,000~2,000원이지만 동일한 액수를 갑천면내에서만 사용 가능한 관광상품권으로 돌려준다.

주변에는 횡성댐, 병지방 계곡, 루지체험장 등 관광 명소가 있다.

호수 물과 주변 산이 연출하는, 사계절 시시각각 변하는 풍광을 즐기려면 횡성 호수길이 정답이다. 횡성=유학렬기자· 사진=횡성군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