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세가 거친 듯 보이면서 완만하고, 정상은 겸허한 자세로 몸을 낮추고 있는 정선의 가리왕산은 강원도 명산으로 꼽힌다. 이런 정선의 가리왕산을 ‘깨달음의 산’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손진익 정선 로미지안가든 설립자가 이 비밀에 대해 담은 ‘가리왕산, 자장율사를 품은 깨달음의 순례처’를 상재했다.
가리왕산은 신라 대국통이던 자장율사의 수행 과정과 관련된 많은 설화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자장율사는 당나라에서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셔와 5개 적멸보궁을 세우고 봉안한 인물이다. 책은 독자들이 미처 몰랐던 가리왕산에 얽힌 설화를 전한다. 가리왕산이라는 이름의 유래부터 자장율사가 강원도에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고 그에게 가리왕산은 어떤 의미였는지, 그가 전하는 마지막 가르침이 무엇인지 짚는다.
저자는 험난한 여정 끝에 죽음이 기다리고 있지만, 한 뼘의 진리를 얻고자 오대산에서 태백산, 가리왕산까지 고행을 마다하지 않은 자장율사에게서 울림을 얻었다고 밝힌다. 그런 자장율사의 행보는 오늘날, 결과가 아닌 과정이 진리이고 깨달음임을 생각케 한다.
책은 1부 ‘가리왕산과 자장율사’, 2부 ‘깨달음의 소리, 아리랑’, 3부 ‘깨달음의 사찰, 정암사’ 4부 ‘설화로 읽는 정선의 문화유산’으로 나뉘어 정선 문화유산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책 곳곳 가리왕산과 정선의 아름다운 풍경은 한용욱 작가가 수묵화로 담았다.
저자는 “가리왕산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는 5대 적멸보궁 중에서 평창 오대산 상원사, 정선 태백산 정암사, 영월 사자산 법흥사 이 세 개의 사찰이 삼각형을 이루며 지리적으로도 더 없는 명당이다. 강원도의 큰 보물이자 깨달음의 산”이라고 말했다.
엘베스트 그룹을 설립해 40년간 회사를 이끈 저자는 부인의 건강을 위해 정선에 정착, 로미지안 가든을 설립하고 숲명상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도전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경영노트’ , ‘숲을 걸으며 나를 톺아봅니다’, ‘정선별곡’ 등이 있다. 도서출판 북산 刊. 176쪽.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