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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김영미 대장’

남극 대륙은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곳이다. 공식 기록된 세계 최저기온 영하 89.2도는 남극 대륙에 있는 러시아의 보스토크 기지에서 1983년 7월21일 측정한 것이다. 그린란드에서 관측된 북극의 공식 최저기온 영하 69.6도보다도 20도가량 낮다. 전체 면적 1,400만㎢ 가운데 98%가 평균 두께 1.9㎞의 빙상과 빙하로 덮여 있다. 남극점은 지구의 최남단이자 남쪽 정중앙인 남위 90도의 대륙 한가운데에 있다. ▼남극점을 최초로 밟은 탐험가는 노르웨이의 로알 아문센이다. 1911년 12월14일 남극점에 섰다. 함께 경쟁을 벌였던 영국의 로버트 스콧도 천신만고 끝에 1912년 1월17일 남극점에 올랐다. 하지만 귀환 길에 자신을 포함한 대원 5명 전원이 목숨을 잃고 말았다. 110년이 지난 지금도 극한의 악조건에서 이뤄지는 남극점 도달은 그 나라 국민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쾌거다. ▼한국인 최초로 어떤 보급도 받지 않고 홀로 남극점에 오른 평창 출신 산악인 김영미 대장이 25일 귀국했다. 세계에서 여성 11번째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보급 없이 남극점에 도달한 김 대장은 지난해 11월27일 남극 대륙 서쪽 허큘리스 인렛을 출발해 51일 동안 1,186.5㎞를 100㎏에 달하는 썰매를 홀로 끌면서 영하 20~30도 혹한을 극복했다. 2004년 박영석 대장이 이끄는 원정대가 팀을 꾸려 무보급으로 남극점에 오른 적이 있지만 ‘무보급 단독’으로 남극점에 도달한 한국인은 김영미 대장이 처음이다. ▼“여기가 정상이다. 더 오를 곳이 없다!” 1977년 9월15일 네팔 현지시간 낮 12시50분.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캠프2로 전해진 히말라야 원정대 대원 고상돈의 가슴 벅찬 음성이다. 한국은 세계 8번째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국가가 됐다. 당시는 대한민국이 ‘안 되면 되게 하라’는 시대 정신으로 한강의 기적을 만들 때다. 고상돈 대원이 보여준 불굴의 투지는 귀감이 됐다. 국민들에게 투지와 용기를 불어넣는 산악인의 모습이 김영미 대장에게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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