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40만
지역

사할린동포 영주귀국자 동해항 밟고 ‘귀향’

러-우 전쟁 여파 바닷길로 입국
서울·경기 등 거주지 이동 정착

2022년에 선정된 사할린동포 영주귀국자 63명이 지난 17일 동해항 국제여객터미널을 통해 고향 땅을 밟았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나머지 27명은 오는 31일 입국한다.

이번에 입국하는 90명은 지난해 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350명 중 일부로, 당초 지난해 말 입국 예정이었으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항공 노선 운항이 중단되며 돌아오지 못하고 있었다. 대상자들은 막힌 하늘길을 대신해 새로운 입국 경로를 찾았으며, 배편을 통해 그리운 고국 땅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17일 입국한 사할린 동포 63명 중 사할린 동포 1세는 4명, 2세는 59명, 최고령자는 1935년생으로 88세다. 최고령자인 이청자(88) 할머니는 “함경남도 북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사할린으로 이주했으며 이번에 아들과 함께 입국했다”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영주귀국자들을 마중나와 반갑게 맞이한 이상천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 최영한 외교부 재외동포영사실장, 정재훈 동해지방해양수산청장 등도 “비행기가 아닌 배로 불편하게 귀국하게 해 송구하지만 힘들게 온 만큼 고국의 따뜻함을 더 크게 느꼈으면 좋겠다”고 환영했다. 이어 “체계적인 지원정책이 적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영주귀국자들은 출입국심사를 완료하고 간단한 귀국환영회 행사 후 서울, 경기, 인천, 부산에 거주 중인 사할린동포 국내 1세 거주지역으로 이동, 고국 땅에서 여장을 풀었다.

대한적십자사는 의료인력을 포함한 직원 6명을 현지에 파견해 영주귀국자들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동해항까지 안전하게 입국하도록 지원했다. 적십자동해지구협의회(회장:박병렬) 봉사원과 대학RCY 회원들도 고령의 사할린동포들의 입국을 도왔다.

동해=정익기기자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