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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이야기]얼굴 근육의 변이로 생긴 보조개<1242>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일부러 입을 오므리거나 샐룩거리며 웃을 때 볼(cheek)에 오목하게 패여 들어가는 자국인 보조개(dimple)를 본다. 보조개를 ‘볼우물’이라고도 하는데, 북한에서는 ‘오목샘’이라 한다. 아무리 봐도 구김살 하나 없는 얼굴에 올라앉은 귀엽고 깜찍한 보조개는 둘도 없는 매력점(charming point)이라 하겠다. 보조개는 입의 양쪽 구석인 입아귀(입꼬리)의 바깥쪽 입꼬리가 처지지 않도록 받쳐주는 근육과 아랫입술에 있는 웃음 근육( 소근, 笑筋)이 수축하여 입아귀(구각, 口角)를 뒤로 당기므로 생긴다.

또 다른 안면근에서도 보조개를 만드는 일이 있으니, 턱이나 이마에 보조개가 생기는 사람도 있다. 대체로 피부밑이 말랑말랑하고 지방이 두꺼울수록 생기기 쉬우므로 어린이나 여자에게서 많이 볼 수 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타날 수도, 또 사라지기도 한다. 그런데 볼때기란 바깥의 볼(살)을 말한다면 입안에도 아주 부드러운 점액성 근육으로 된 볼이 있다. 한데 음식을 먹다가 얼결에 입안 볼을 깨물어 생긴 상처를 ‘스리’라 하는데 북한에서는 ‘쓰리’라 한단다. 흔히 먹는 음식이 하도 맛있어서 볼을 깨문다고 하나 그건 얼토당토아니하다. 암튼 누구나 입 안이 저절로 헐기도 하고, 작은 꽈리모양의 물집(수포, 水疱, blister)이 부르트기도 한다. 이런 물집을 점액낭종(粘液囊腫)이라 하는데, 주로 입술이나 입안 볼에 생기며, 대부분 자기도 모르게 더침(덧남) 없이 깔끔하게 수그러든다.

그리고 보조개는 유전하지 않고, 우성(優性)형질도 아니며, 불규칙한 유전(遺傳)으로 그나마 한 개의 유전인자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면봉(綿棒, cheek swab)으로 입을 벌려 볼 안의 여린 점액성 구강상피(口腔上皮)를 슬쩍 문질러서 산 세포를 얻어 유전자 검사를 한다. 그런데 지름 4.2cm, 중량 45.93g인 골프공에도 줄잡아 300~500개가 옴폭옴폭 파인, 공기저항을 줄여주는 작은 보조개(딤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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