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40만
문화일반

[리뷰]‘친절한 클래식’에 빠지다…강우성 ‘피아노 사색’

강우성 피아니스트 ‘피아노 사색’ 리뷰
연주에 인문학 해설 더해 관객과 교감

◇지난 26일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강우성 피아니스트의 ‘피아노 사색’. 사진=클래보엠 제공.

피아니스트 강우성 강원대 교수가 지난 26일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피아노 사색’을 열고 청중과 눈높이를 맞췄다.

변주곡과 즉흥곡의 차이는 무엇일까? 왜 악장 사이에는 박수를 치지 말아야 할까? 클래식 공연의 문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는 공연을 보는 데 필요한 기초지식이다. 강 피아니스트는 청중과 거리를 좁힐 방법을 고민했고, ‘피아노 사색’을 통해 해답을 내놨다. 올해로 9회를 맞이하는 연주회는 피아노 연주에 해설이 더해진 인문학 콘서트다.

신을 향한 간절함을 담은 바흐의 ‘칸타타’로 시작된 무대는 모차르트의 프랑스 민요 ‘아 어머님께 말씀드리죠’를 주제로 한 12개의 변주곡으로 이어졌다. ‘노래의 날개 위에’라는 주제에 맞춰 강 피아니스트는 청중과 함께 작품의 멜로디와 그 안의 이야기를 찾아갔다. 아이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민요가 모차르트의 손끝에서 재 탄생하게 된 배경을 알고 작품을 듣자 익숙한 멜로디 속 모차르트의 상상력이 느껴졌다.

◇연주에 앞서 작품 해설 중인 강우성 피아니스트. 사진=클래보엠 제공.

이날 공연장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등장했다. 강 피아니스트는 군복을 입은 모나리자, 수염이 난 모나리자 등 원작의 변형을 통해 원형을 살리되 질감과 형태를 달리하는 변주곡의 형식을 소개했다. 이영조 작곡가의 ‘슈베르트-Lee’ 변주곡 연주를 앞두고는 몬드리안의 ‘나무 연작’이 띄워졌다. 나무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형된 작품을 보며, 강 피아니스트는 주제를 파괴하는 추상적 변주의 세계를 설명했다.

베토벤의 죽음과 부활을 그린 31번 소나타가 울려 퍼지며 무대는 막을 내렸다. 앙코르곡 쇼팽의 ‘강아지 왈츠’(Op. 64-1)와 왈츠 Op. 64-2까지 모두 끝나자 비로소 클래식과 한 뼘 가까워졌다. 열 번째 ‘피아노 사색’은 또 어떤 모습으로 청중과의 교감을 시도할지 이른 기대감이 솟아난다.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