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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

[언중언] ‘갈등(葛藤)’

살면서 겪는 수많은 경험 가운데 뗄 수 없는 상황이 ‘갈등(葛藤)’이다. 갈등의 의미는 ‘칡과 등나무’의 관계에서 유래한다. 둘 모두 빛을 향해 자라며 물과 영양분 등을 얻기 위해 서로 경쟁한다. 특히 빛을 향한 경쟁에서 두드러지며 다른 식물이나 구조물에 기대어 올라가는 특성이 있다. 사회학적으로 세대갈등, 남녀갈등, 지역갈등, 여야갈등, 이념갈등 등 집단 간의 의견 충돌 상황이 장기화되는 다양한 경우에 활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갈등이 언제나 첨예하다. 가족과 동료, 연령, 세대와 상관없이 벌어지는 정치적 시각에 따른 갈등 관계로 인해 선거 시작 전부터 곳곳에서 전쟁을 치른다. 이러한 갈등은 통상적으로 ‘다툼’을 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로 인해 부정적인 개념으로 이해될 여지가 크지만 반드시 그렇다고는 할 수 없다. 갈등을 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더 나은 해결책을 찾는 기회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갈등 중엔 이해관계자 사이의 진솔한 대화, 중재자의 적극적인 노력, 상호 간의 양보와 타협 등이 작용하는 경우도 많다. 때로는 사회 구성원들 간의 갈등이 새로운 아이디어나 가치의 수용, 기존의 제도나 구조의 변화를 촉진할 수도 있다. 일반적인 규범과 상식을 벗어나지 않는 한도에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한다면 갈등은 “이해할 수 있는 상황”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또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목표에 집중하게 하는 긍정적 에너지로 전환시킬 수 있다. ▼칡과 등나무가 비록 얽혀 서로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 둘은 높은 곳으로 함께 자라나는 동반자이기도 하다. 어쩌면 우리 국민 개개인은 ‘칡’일 수도, ‘등나무’일 수도 있지만, 서로를 품는 마음을 갖고 한곳을 바라보며 성숙해지기를 바라본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분열된 집은 스스로 쓰러진다”며 갈등 속에서의 통합을 강조했다. 이 같은 가치관 위에 남북전쟁 후 남부 주에 대한 포용적인 접근을 취했고 마침내 최강대국의 기초를 다졌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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