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천혜 경관을 지키는 조화로운 개발을 위해선 지자체 차원의 구체적인 보전 계획 수립, 공공 토지 매입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동해안을 개발의 대상으로만 보는 인식을 전환하고 영국 내셔널 트러스트의 사례처럼 도민, 국민이 함께하는 대대적 캠페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원대 강원문화연구소와 강원일보는 28일 강원대 미래도서관에서 ‘천혜의 비경 동해안, 어떻게 살릴 것인가’ 경관 보전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손용훈(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장)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강원도는 (전국 대비)환경보호지역 면적이 상대적으로 넓지만 해안의 보호지역은 서·남해안에 비해 굉장히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또 “세계 곳곳에는 자연환경을 지역자산으로 보전해온 곳이 많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는 ‘대중의 접근성 향상, 아름다운 해안경관 보전, 생태자산 보호’를 해안선 보전의 3대 원칙으로 삼아 해안 공공 부지 매입에 나선다”며 “일본 니가타현은 안전한 해안선 조성 , 우수한 자연환경, 지역의 역사 보전을 원칙으로 한다”고 소개했다.

해안선 보존을 위해 자발적으로 토지 매입에 나서는 내셔널 트러스트의 사례도 소개했다. 영국 회원제 자선단체인 내셔널 트러스트는 1,260㎞의 해안선을 사들여 개발을 막고 있다. 손 교수는 “(내셔널 트러스트 처럼)도민과 국민들에게 동해안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소통하는 노력, 보전의 가치를 전달하는 자발적 캠페인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원특별자치도 차원에서 동해안의 명확한 보전 원칙 설정과 체계적인 보전계획 수립, 공공 토지 매입을 통한 적극적인 해안선 보전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현준 강원대 건축학과 교수는 “경관은 공공 자산에 속하며 경관 관리는 도시와 상세한 건축 도면을 토대로 구체적인 방법으로 관리해야만 한다”면서 “개발을 하더라도 경관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3차원 모델링을 통해 입체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표 이후 김풍기 강원문화연구소장을 좌장으로 윤학배 전 해양수산부 차관, 김태경 강릉원주대 환경조경학과 교수, 박준식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정윤희 강원연구원 연구위원, 최병수 강원일보 전무이사의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김헌영 강원대 총장은 “동해안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천혜의 자연유산이지만 안타깝게도 최근 무분별한 개발로 아름다운 경관이 위협받고 있다”며 “더욱 아름답고 가치 있는 동해안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진오 강원일보 사장은 “동해안 비경을 무분별하게 파괴하고 훼손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진단하는 자리”라며 “동해안 자연 경관을 제대로 살리고 세계 최고의 명품 관광지를 조성해 후대까지 물려주는 것이 우리들의 소명”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