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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

[언중언] ‘청명(淸明)과 식목일’

청명(淸明·4일)에는 나무를 심고 조상의 묘를 돌본다. 황하의 물이 연중 가장 맑다고 해서 이름을 이렇게 붙였다고 한다. 청명 무렵에는 논밭의 흙을 고르는 가래질이 시작된다. 날씨가 좋으면 그해 농사가 잘되고 좋지 않으면 농사가 잘되지 않는다고 점을 치기도 했다. 오늘(5일)은 식목일이다. 청명과 무관하지 않다. 조선시대 성종이 선농단에서 제사를 지내고 뽕나무 밭을 친경한 날이 양력으로 치면 4월5일이었다고 한다. ▼청명과 식목일 즈음에는 꽃이 만발한다. 톡톡 터지는 꽃봉오리에 마음이 새로워지고 온몸에 꽃물이 든다. 꽃밭을 거닐다가 소매 가득 향기를 안고 돌아온다는 서거정의 시구와 닮은 때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가로수는 벚나무다. 최근 5년간 벚나무류(왕벚나무, 벚나무)는 가로수용으로 153만 그루 이상이 식재되면서 전체 가로수의 18.6%를 차지하고 있다. 도내 곳곳에 벚꽃이 활짝 폈다. 올해는 꽃샘추위에 벚꽃 개화가 지난해보다 7일 정도 늦어 절정을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는 반세기 만에 산림녹화에 성공한 유일한 개발도상국이다. 광복 후 임야의 절반이 민둥산이었던 나라가 울창한 산림 선진국으로 변한 것을 보고 세계는 ‘20세기의 기적’이라고 극찬했다. 식목일은 1946년 산림을 복원하자는 취지로 제정됐다. 축구장 한 개 크기의 숲은 매년 168㎏의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등을 줄여준다. 미국의 경우 도시숲의 경제적 효과는 한 해 5억 달러(약 5,600억원)가 넘는다. ▼공교롭게도 청명과 식목일이 돌아오면 날씨가 건조해 산불 발생 위험이 최고조에 이른다. 동해안에서는 대형 산불이 자주 발생할 정도다. 한번 산불이 나면 심는 나무보다 불에 타 소실되는 나무가 더 많다. 전국에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주의’가 발령돼 있고 도내에도 건조주의보가 발효됐다. 자칫하면 지금까지 이뤄놓은 모든 게 잿더미로 변할 수도 있다. 감시활동이 강화됐지만 산불은 예방이 최선인 만큼 모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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