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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윤 대통령, 초심으로 민생에 집중해 성과 내야

국무회의서 4·10 총선 관련 입장 직접 밝혀
나타난 민심 겸허히 받아들이고 국정 쇄신
소통하고 실력으로 보여줘야 국민이 공감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생중계되는 국무회의 발언을 통해 4·10 총선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히며 국정을 쇄신해 나가겠다고 했다. 여당의 참패로 끝난 총선 결과와 관련해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범민주 또는 범진보 세력이 189석을 차지한 22대 총선 결과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을 바탕으로 지난 2년간의 국정 운영에 대한 문제점을 짚고 고쳐 나가겠다”고 했다. 그리고 예산과 정책을 통해 물가를 관리하겠다고 언급하며 민생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려면 국민 및 국회와 소통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국민과 직접 소통하겠다며 청와대를 나왔다. 남은 임기 3년간 국민과 대화하고 야당과 협조해 나가면서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돼야 한다. 경제가 잘 돌아가지 않는 것은 국제 정세 등 환경의 문제로 대통령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태생적인 한계가 있는 만큼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국민과의 소통은 윤 대통령의 마음먹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그래야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끌어올려 국정 운영에 새로운 탄력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대통령 지지율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만 국정동력의 한 축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즉, 지지율 변화를 살펴 국정 방향과 내용을 재점검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지지율은 거품이다. 실력으로 보여주지 못하면 꺼지는 것도 순식간이다. 정책의 결과물로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정권 추락은 치솟았던 지지율만큼이나 극적으로 참혹하다. 현 정부에 대한 지지층 이탈을 초래한 더 큰 요인은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살피지 못한 것이다. 국정이 독선적으로 운영되면 국민의 공감을 사지 못한다. 세상을 선과 악 이분법으로 재단해 타협을 배격하는 행태는 같은 편도 질리게 한다. 한때 국가 개혁은 정권 초기에 과감하고 신속하게 밀어붙여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지금은 과거와 상황이 판이하게 다르다. 국민의 공감과 지지를 얻지 못하는 일방적 개혁은 실패한다. 오늘의 국민은 정부 정책의 수동적 고객이 아닌 주체적 참여자로 역할을 하길 원한다. 무엇보다 한층 복잡하고 다층화된 사회 구조 속에서 다수의 국민이 만족하는 개혁안을 찾기는 쉽지 않다. 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부와 국민이 권한과 책임을 함께 가져야 한다. 그러자면 국민의 역할을 평가자로 한정해서는 안 된다. 국민과 함께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2022년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집권 초반 시행착오를 인정하고 앞으로 국민의 뜻에 따라 국정을 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즉, “국정의 시작도 국민, 방향도 국민, 목표도 국민이라는 것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며 “한 치도 국민 뜻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잘 받들고 분골쇄신하겠다”고 했다. 그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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