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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강원지역 건설업 위기 고조

한국은행 강원본부 '강원경제 메모-강원지역 종합건설업체 재무상황 평가 및 대응방안'
부실PF사업장 중심으로 구조조정 진행 가능성도
도내 빅3 건설사 회생절차 신청 등 위기 고조

강원지역 건설업계 빅3 중 하나인 에스원 건설이 지난달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는 등 고금리·고비용,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한 건설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제12부는 지난달 21일 에스원건설에 대한 포괄적 금지명령을 공고했다. 포괄적 금지명령이란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채무자에 대한 강제집행, 가압류,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 등을 금지하는 것이다. 회생절차 개시결정 여부는 빠르면 19일께 나올 예정이다.

2023년 에스원 건설의 건설공사 실적은 2,023억원으로 도내 3위, 시공능력 평가는 933억원으로 7위의 강원지역 대표 중견 건설사중 하나다.

에스원 건설 이외에도 종합건설업체 유동성 상황이 악화되면서 지역 건설회사들이 추가로 위기에 내몰리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7일 한국은행 강원본부가 발표한 '강원경제 메모-강원지역 종합건설업체 재무상황 평가 및 대응방안'에 따르면 강원지역 건설업은 2022년 -11.5%의 역성장을 기록한 이후 부진한 모습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건설수주액이 전년 대비 28.9% 떨어지면서 2013년 이후 가장 크게 감소했고, 건축허가·착공도 각각 17.3%, 16.9% 줄었다.

더욱이 한은 강원본부는 앞으로 민간부문은 미분양 누증, 고금리 지속, 정책금융 축소에 따른 신규주택수요 감소 등으로 향후 수주여건이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공공부문의 경우 올해 SOC 국비예산이 고속철도 등 국가급 대형공사를 중심으로 편성돼 지역업체의 수주기회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특히 향후 수주여건 불황, 부동산 경기부진 등에 따라 건설업체 자금난이 더욱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강원지역도 부실PF사업장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최수훈 한국은행 강원본부 경제조사팀 과장은 “강원지역 내 종합건설업체 수는 1,209개로 경제규모 대비 업체 수가 많은 편이고, 업체당 연간 평균 기성액은 31억4,000만원으로 전국 평균(서울제외) 75억원 수준을 크게 밑도는 등 대체로 규모가 영세하다”고 도내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종합건설업체에 비해 영세한 전문건설업체의 경우 구조조정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경쟁력 있는 지역업체에 수주기회 제공 등 수익성 개선을 지원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영세업체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업체간 기술교류를 확대하고 R&D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