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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확대경]기후 위기 대비 산불 예방부터

이용석 북부지방산림청장

지난해 6월 캐나다 전역에서 발생한 동시다발적 산불로 서울 면적의 약 145배인 880만㏊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1990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였다. 8월의 하와이산불은 여의도 면적의 23배에 달하는 6,800㏊에 피해를 주었고, 100여명 이상의 사상자와 3,5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올해 2월에는 칠레에서 산불이 발생하여 100여명이 사망하고 수천여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기후전문가들은 매년 늘어나는 산불의 주요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꼽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산불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와 에어로졸의 증가는 또다시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쳐 산불 발생과 기후변화 모두에 악순환을 유발한다고 한다. 이에 더해 유엔환경계획(UNEP)의 2022년 ‘글로벌 산불보고서’에서는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거대한 산불이 14%, 2050년까지 최대 30%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어느 때보다 국제적 협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연중 발생하는 고온 현상, 낮은 강수량, 건조일수 증가 등 이상기후로 산불은 더 자주, 더 크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4월2~3일 역대 세 번째로 많은 35건의 산불이 동시다발로 발생했는데, 최초로 대형산불 5건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진화인력이 분산되고 강풍에 헬기가 이륙하지 못하는 등 진화에 어려움을 겪으며 큰 피해를 남겼다.

우리나라에서 산불은 매년 600여 건 발생하는데 이 중 봄철인 2월부터 5월까지 65%가 집중되고 있으며, 그 피해 면적은 전체의 96%에 달한다. 산불은 봄철 건조한 기후와 강한 바람 등 기상 여건에도 많은 영향을 받지만, 대부분은 사람의 부주의로 발생한다. 산에 담배꽁초를 버린다든가, 농사를 짓기 위해 논·밭두렁이나 쓰레기를 태우는 행위 등 일상 속 한순간의 잘못이 산불로 번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산불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올봄 북부지방산림청은 산불로부터 푸른 숲을 지키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산불 예방과 대응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산불의 주요 원인인 입산자 실화(33%)와 소각산불(25%) 근절을 위해 영농부산물 수거·파쇄팀을 확대 운영하고, 산불드론감시단과 무인감시카메라를 활용해 감시 사각지대를 없앰과 동시에 산불취약지역에 400여명의 감시인력을 배치해 산림 인접지 불씨 취급 차단과 무단입산자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실전 중심의 유관기관 합동 산불 진화훈련을 통해 협력체계를 공고히 하고 있으며, 산불 확산을 방지해 국민 안전을 확보하고자 다중이용시설물에 산불 예방 숲가꾸기를 실시하고, 산불 소화시설을 설치하는 등 산불 예방 인프라를 신속하게 구축하고 있다.

또 열화상 드론, 고성능 산불진화차량 등 첨단장비를 확대 배치하여 더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지상 진화인력이 현장으로 접근할 수 있는 임도를 설치해 진입로를 확보하고 있다. 올해는 ‘선거 있는 짝수 해에는 대형산불 발생’이라는 징크스를 깨기 위해 산림청이 유관기관과 함께 산불 방지에 총력 대응하고 있는 만큼 더 이상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고 고통받는 국민이 생기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와 참여를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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