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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 ‘협치’

에이브러햄 링컨은 미국 제16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자신을 ‘팔이 긴 원숭이’라며 모욕적 비난을 했던 스탠턴을 국방부 장관에, 경선 라이벌이던 슈어드는 국무장관에, 야당(민주당) 출신인 기디언 웰스는 해군장관에 각각 임명했다. 링컨은 “유능한 인재들이 나라에 공헌할 수 있는 기회를 내가 빼앗을 권리는 없다”고 말했다(도리스 컨스 굿윈의 ‘권력의 조건’ 中). 통나무 오두막집에서 태어난 ‘시골뜨기’ 링컨이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이 된 데에는 포용의 정신이 큰 힘이 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는 격렬하게 인종차별 저항운동을 하다 종신형을 선고받고 26년간 옥살이를 했다. 그런데 그는 1994년 남아공 대통령에 당선되자 백인을 원망하지 않고 끌어안았다. 전임 백인 대통령들을 단죄하는 보복의 정치를 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과 자신의 가족, 지지자들을 핍박했던 세력과 함께 일하는 화해의 정치를 했다. 성인(聖人)의 정치다. 만델라는 “용기 있는 사람은 용서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협치와 통합의 길을 걸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여야 영수회담이 이번 주에 열린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화 통화를 하고 만나서 국정을 논의하기로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일단 만나서 소통을 시작하고 앞으로는 자주 만나 차도 마시고, 식사도 하고, 통화도 하면서 국정을 논의하자”고 말했다. 이 대표도 “대통령이 마음을 내줘서 감사하다”며 “저희가 대통령 하시는 일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화답했다. 영수회담이 협치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혼자 밥먹지 마라’라는 책이 있다. 밥을 같이 먹으며 주변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채우는 게 성공이라는 내용이다. 어울려 밥 먹는 것은 인간관계의 출발이다. 함께 밥을 먹으면 어색한 분위기를 풀 수 있고 소원했던 관계를 회복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회생활을 하는 이들이 “밥 한번 먹자!”는 것이다. 앞으로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자주 만나 식사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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