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40만
기고

[강원포럼]푸른 횡성, 산불로부터 지켜내자

김명기 횡성군수

매서웠던 겨울바람을 뒤로하고 어느덧 산과 들에 아름다운 꽃과 신록이 그림처럼 어우러져 나들이하기 좋은 봄이 찾아왔다. 향기로운 꽃내음과 푸르러가는 산의 정취를 만끽하기 위해 횡성호수길, 횡성루지체험장, 풍수원성당 등 횡성의 명소를 찾는 관광객 또한 늘어나고 있다. 이토록 아름다운 계절이지만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인해 작은 불씨가 대형 산불로 번질 위험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기에 산림이 울창한 녹음으로 푸르러질 시기가 올 때까지 늘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봄철이 오면 대형 산불이 많이 발생해 왔다. 이에 대비해 산림청은 봄철 산불조심기간(2월1일~5월15일)중 4월1일부터 4월30일까지를 산불 특별대책기간으로 지정했으며, 4월8일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지만 전국에서는 크고 작은 산불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횡성에서는 산불이 발생해 긴급 진화로 대형산불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80대 어르신이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가슴 아픈 사고가 아닐 수 없다.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하며, 이러한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우리 군에서는 산불 예방에 더욱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군은 올 2월부터 산불방지대책본부 및 읍·면 상황실을 운영하며 비상근무를 실시하고, 이달부터는 산불 취약지에 공무원을 추가 배치해 순찰 근무를 강화하는 등 산불 예방 및 대응역량 강화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관내 47개 구역 1만7,872㏊를 입산통제구역으로 지정·관리하고 8개 산 13개 노선 등산로 34.8㎞를 폐쇄했다. 산불감시원 135명을 배치해 무단 입산자 및 불법 소각을 단속 중이며, 산불전문예방진화대 61명이 산불 초동진화 등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영서권 산불 예방 및 진화 컨트롤타워인 산불방지센터 영서분소도 횡성군 공근면에 문을 열었다. 도내 9개 시·군 산불상황관제시스템, 스마트강원 통합플랫폼 등 11개 산불상황관리 시스템을 운영한다. 산불 대응 상황실을 24시간 가동하는 등 지역 맞춤형 산불 예방정책을 추진하고 산불 진화에 총력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물 샐 틈 없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라도 긴장의 끈을 놓치는 순간 언제든 산불은 발생할 수 있다. 산림청 산림통계연보에 따르면 산불의 주요 원인은 입산자 실화와 소각행위가 54%에 해당한다. 논·밭두렁 및 쓰레기 소각 등 소각행위에 따른 산불은 감소 추세이기는 하나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입산자 및 성묘객에 의한 실화 비중은 증가 추세로 부주의에 의한 산불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산불은 사람들의 무관심에서 시작된다’는 말처럼 무관심하면 누구나 산불의 가해자가 될 수 있으며, 반대로 조금만 신경 쓰면 산불 예방을 실천할 수 있다. 산림으로부터 100m 이내에서는 논·밭두렁에 불을 놓거나 영농부산물 소각행위를 하지 말고, 산불조심기간 중엔 입산통제구역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 입산가능지역이라도 인화물질이나 화기를 소지해서는 안 되며 절대 흡연, 담배꽁초 투기를 해서는 안 된다.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내용임에도 재차 강조하는 이유는 산불 대응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예방이기 때문이다. 푸른 자연 속에서 여유 있는 일상을 누리고 횡성과 강원의 자산이자 미래의 보고인 청정산림을 지키기 위해,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순간이다.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