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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유병욱의 정치칼럼]권성동 당 대표? 이철규 원내대표?…누구든 나서라

국민의힘 당 대표·원내대표 선출 앞두고 설왕설래
권성동·이철규 후보로 거론…‘또 친윤이냐’ 비판도
權, 대통령에 직언 가능해 안정적 변화 모색 가능
李, 야당과 소통 가능하고 친화력 높아 다수 지지
다선된 도내 의원들도 역할할 수 있는 자리찾아야

유병욱 서울본부장

최근 강릉의 권성동 의원과 동해-태백-삼척-정선의 이철규 의원이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이 당 대표와 원내대표 선출 준비에 들어가면서부터다.

가장 핫(hot)한 사람은 이철규다. 5월3일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지난주부터 조금씩 거론되더니 24일부터는 대부분의 언론에서 이철규 의원을 유력한 원내대표 후보로 예측했다. 그러면서도 기사에 말미에는 “친윤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현시점에서 맞느냐는 지적이 있다”라는 문장도 덧붙였다.

일단 이 의원은 직접 원내대표로 출마하는 것에 부담감을 갖고 있다. 총선 패배 후 여론도 그렇고,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를 하나로 묶어내는 것이 급선무인 상황에서 굳이 본인이 나서 잡음을 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얼마 전 사석에서 만난 그는 “지금 (원내대표로) 내가 나선다면 무수한 말들이 나올 것이다. 당도 혼란스러운데 나 때문에 그럴 필요가 뭐가 있겠나. 오히려 모나지 않은 의원이 출마해 당의 화합을 꾀하는 것이 낫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철규 국회의원

그러나 그의 생각과는 달리 국민의힘 국회의원 다수가 이 의원을 지지하는 기류다. 영남권 56명 당선자 중 상당수와 강원권·수도권 일부·비례의원 일부 등을 포함하면 그 숫자는 절반에 가깝다. 그래서 원내대표 물망에 올랐던 박대출, 김도읍 의원 등은 출마를 고사하는 분위기다.

이 의원을 지지하는 의원들의 뜻은 분명하다. 대야(對野) 관계를 전담하는 원내대표의 경우 대통령과 원만한 협의가 가능한 ‘친윤’이 맡는 것이 현 상황에서 올바른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야당 의원들도 소통하는 이철규 특유의 친화력과 협상력이 정국 운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다. 그래서 “이철규가 친윤이라서 안된다”라는 논리는 단편적인 주장이라고 지적한다.

5선의 권성동 의원은 6월 선출 예정인 당 대표 후보군에 올라있다. 본인 스스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주위에서는 그의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은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직언(直言)하는 스타일의 권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대통령실에 끌려다니지도 않을 뿐더러 대통령과의 기본적 신뢰 관계가 있는 만큼 안정적인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권성동 역시 이철규와 마찬가지로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당 안팎에서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그가 나서는 것 자체가 정권심판에 표를 던진 국민의 뜻에 반한다는 것이다.

권성동 국회의원

사실 권 의원 입장에서는 이러한 프레임이 억울한 측면이 있다. 윤 대통령을 정치에 끌어들이고 당내 경선을 거쳐 대선 승리까지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한 것은 맞지만, 취임 후 원내대표를 마친 이후에는 현 정부에서 어떤 역할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측근들은 “권성동의 윤핵관 시절은 딱 8개월간이었다”라고 자조 섞인 하소연을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권 의원을 여전히 ‘친윤 핵심’으로 보는 시선이 많아 향후 그가 이러한 프레임에 어떻게 대처할지도 지켜봐야할 부분이다.

문제는 이번 당 대표 선거의 경우 먼저 일정이 잡힌 원내대표 선거와 연동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권 의원의 반경이 좁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철규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된다면 “당 대표까지 친윤이 맡느냐”는 얘기가 나올 수 있고 또 같은 강원 출신이라는 점도 약점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5선인 권 의원이 여당 몫의 국회부의장으로 갈 수도 있을 것이란 말도 나오지만, 그는 ‘정치인 권성동’으로 더 크기 위해서는 당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래서 이번에도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고민하는 것이다.

국회 본회의장

엄밀히 말해 국민의힘 당 대표와 원내대표는 그 정당의 당원이나 국회의원들이 결정할 일이다. 그럼에도 지역의 입장에서 권성동·이철규 의원 중 누구라도 당선되기를 바라는 까닭은 여당 지도부에 도(道) 출신 국회의원이 들어가는 것 자체가 지역 현안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뿐만이 아니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국회의원들은 모두 제 역할을 해야 한다. 도민들이 현역의원 모두를 다시 당선시킨 이유는 명확하다. 다선(多選)을 만들어줬으니 상임위원장을 하든, 간사를 맡든 해서 지역을 위해 앞장서라는 것이다. 도민들이 내미는 ‘청구서’에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사인을 할 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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