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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이재명, 尹대통령에 거부권 행사 유감 표명…채상병 특검·이태원 특별법 요구

첫 회담서 "가족 등 의혹 정리하고 넘어가자…"민생지원금 꼭 수용해달라"
"권력으로 국회와 야당을 굴복시키려고 하면 성공적인 국정 쉽지 않을 것"
"의대 정원 확대 등 의료 개혁은 반드시 해야…민주당도 적극적으로 협력"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속보=29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윤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검법'(채상병 특검)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윤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강 회담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자 제 22대 총선이 끝난 지 19일 만이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국정 기조 전환을 요구하는 총선의 민의를 존중해 달라"면서 "행정 권력으로 국회와 야당을 혹여라도 굴복시키려고 하시면 성공적인 국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직설적인 표현을 쏟아냈다.

이어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나 특검법 등에 대한 거부권 행사에 대해 유감 표명과 함께 향후 국회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을 해주면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이며 정중하게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159명 국민이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갔던 이태원 참사, 채 해병 순직 사건 진상을 밝혀 그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국가의 가장 큰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채 해병 특검법,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적극적으로 수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이번 기회에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면 좋겠다"라고도 했다. 이는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 수용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의료 개혁과 관련해선 "의대 정원 확대와 같은 의료 개혁은 반드시 해야 할 주요 과제이기 때문에 우리 민주당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며 "민주당이 제안했던 국회 공론화특위에서 여야와 의료계가 함께 논의한다면 좋은 해법이 마련될 것 같다"고 했다.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선 "우리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 민생 회복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며 "특히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소득지원 효과에 더해서 골목상권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방에 대한 지원 효과가 매우 큰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회담에는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민주당에서는 진성준 정책위원회 의장과 천준호 대표비서실장, 박성준 수석대변인이 배석했다. 이날 회담은 2시간이 지난 오후 4시14분 종료됐다.

◇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에서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당장 시급한 것은 민생 문제다. 일단 이 대표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들어보겠다"며 "특검법 등 여야 간 논의할 사안에 대해 대통령이 수용하라는 것은 민주주의 절차상으로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은 윤 대통령이 지난 19일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면서 성사됐다. 이후 양측은 세 차례 실무회동 끝에 회담 일정과 형식에 합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에서 이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에서 집무실에 도착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맞이하며 악수한 뒤 배석하는 당대표 비서실장 등과 인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회담 TV 보도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