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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글로벌 복합리조트

사기(史記) 항우본기(項羽本紀)에 나오는 ‘파부침주(破釜沈舟)’는 의지와 결단을 강조하는 고사성어다. 진나라를 치기 위해 군사를 일으킨 항우가 거록과의 전투에서, 타고 온 배를 가라앉히고 쓰던 솥을 깨뜨렸다는 고사에서 나왔다. 강을 건넌 항우는 갑자기 타고 왔던 배를 부수어 침몰시키라고 명령하고, 싣고 온 솥까지 깨뜨려 버리고, 주위의 집들도 모두 불태우도록 했다. 배와 솥마저 없었던 병사들은 결사적으로 싸웠다. 아홉 번을 싸우는 동안 진나라의 주력 부대는 궤멸했고 항우는 제장(諸將)의 맹주가 됐다. ▼최근 강원랜드가 글로벌 복합리조트로 거듭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2032년까지 2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담은 ‘K-HIT 프로젝트 1.0’을 폐광지역에 공표했다. 비카지노 매출 비중을 현재 13%에서 30%까지, 방문객은 680만명에서 1,200만명까지 늘리고 신규 고용 3,400명, 외국인 관광객 1,000% 이상 확대 등 목표도 설정하고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고 있다. ▼2000년 스몰카지노로 시작해 25년 동안 꾸준히 유지해 왔던 유보금이 2조5,000억원이다. 최철규 강원랜드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영업 이익은 물론 유보금을 활용해서라도 K-HIT 프로젝트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금이 아니면 강원랜드는 경쟁력에서 밀려 살아남기 힘들다는 위기 의식의 발로다.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일본 오사카 복합리조트가 개장하면 게임좌석 부족과 낮은 베팅 한도, 영업시간·출입일수를 제한받는 강원랜드를 찾는 고객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과감히 결단하기 위해서는 의지가 요구된다. 의지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해준다. 각종 규제와 카지노에 대한 부정적 인식, 정부의 눈치 보기 등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강원랜드와 폐광지역이 파부침주의 의지와 결단으로 뭉친다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복합리조트라는 열매를 만들어 낼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