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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책]“우리는 얼마 짜리 존엄을 누리는가”

강영숙 작가 소설 ‘분지의 두 여자’

◇강영숙 작가 作 ‘분지의 두 여자’

춘천출신 강영숙 소설가가 최근 장편 ‘분지의 두 여자’를 펴냈다. 강 작가는 작품을 통해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작품은 ‘북쪽 도시 B’라는 가상의 공간을 배경으로 한다.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낳는 것이 합법인 이곳. 주인공 ‘진영’과 ‘샤오’는 저마다의 이유로 대리모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같은 시각 버려진 아기를 발견한 ‘민준’. 작품은 세 인물을 따라 삶과 생명의 의미를 조명한다.

“그런데 있잖아요. 우리가요, 우리가 애를 낳아 키운 건 잘한 일일까요?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신의 영역이라 불리던 생명은 어느덧 인간의 손에 넘어왔다. 누군가 타인의 몸을 빌려 간절히 원하던 생명을 잉태하는 동안, 어떤 생명은 쓰레기가 나뒹구는 바닥에 버려진다. 탄생과 죽음을 결정하는 주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시대, 작품은 인간의 존엄을 끊임없이 시험한다.

강력 범죄로 잃은 딸을 기리며 대리모가 되기를 선택한 진영. 생계를 위해 대리모라는 선택에 내몰린 샤오. 버려진 아기를 병원에 둔 채 달아나는 민준. 그들이 생각하는 생명이란 무엇일까? 인간 실존의 문제를 묵직하게 건드리는 인물들의 분투를 따라가 본다.

강영숙 작가는 “이 소설을 쓰는 동안 한두 가지 질문을 내내 가지고 있었는데 그 하나는 삶의 의미에 관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우리의 삶이, 삶이 아닌 다른 무엇인가로 대체되어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상한 징후의 발견이었다”고 밝혔다. 은행나무 刊. 232쪽. 1만6,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