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물가 뛰는데 고물값은 내리막…취약계층 “어찌살라고”

폐지 매입가 ㎏당 140원→70원 반토막
불경기로 제조업체 고물 수요 감소 영향
고물가속 폐지수거 노인 생계비 우려 커져

◇사진=연합뉴스

각종 물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폐지, 철스크랩 등 고물 매입가는 하락세를 보이며 강원도 내 취약계층의 한숨이 깊어가고 있다. 폐지 수거를 주 수입원으로 하는 빈곤 노인들 사이에선 "라면 하나 사먹기 힘들다"는 호소가 나온다.

19일 춘천 근화동에서 만난 80대 홍모씨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수레를 다 채우면 5,000원은 받을 수 있었는데 이제 3,000원 받을까 말까 하다"며 "날씨까지 추워지면 오래 돌아다니기도 힘들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70대 박모씨는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돌아다녀도 2만원을 벌기 힘들다"며 "외식은 안 한지 오래됐고 요샌 라면도 사먹기 무섭다"고 토로했다.

실제 자원순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폐신문지 가격은 올 여름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강원지역 기준 폐신문지 가격은 지난 7월 ㎏당 145원에서 지난 달 142원으로 떨어졌다. 폐골판지(박스)의 경우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도내 폐골판지 가격은 지난 6월 ㎏당 140원까지 올랐으나, 7월 139원, 8월 128원으로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을 상대하는 고물상들의 표정 역시 좋지 않다. 경기 침체로 고물 가격이 떨어졌는데 당분간 반전 가능성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춘천역 인근에서 고물상을 운영하는 50대 이모씨는 "상반기 까지만 해도 ㎏당 140원에 폐지를 구입했으나 최근엔 대부분 고물상들이 ㎏당 70원을 지불하는 것으로 안다"며 "고철 가격도 반토막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춘천 동면의 고물상 업자 김모씨는 "경기가 나쁘면 제조업체들의 물건 생산량이 줄어들어 고물 수요가 낮아지고, 가격도 떨어지게 된다"며 "올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물값이 높이 뛰면서 낙폭이 더 크게 느껴지지만 당분간 반전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