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가 대세인 요즘이다. 오징어게임 이후 OTT 드라마계를 휘어잡던 ‘넷플릭스’의 아성도 디즈니플러스나 국내 OTT사들의 투자로 다양한 주제의 고퀄리티 드라마들이 등장하면서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듯하다. 특정한 장르를 정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분야 또한 다양하다. 16부작이 기본인 공중파 드라마보다 시즌제로 운영돼 편수가 적은 데다, 1시간 언저리면 한 편을 뚝딱 해치울 수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시리즈 몇 번도 정복(?)할 수 있다. 설 연휴 볼 만한 OTT 드라마들을 추천한다.

■킬러들의 쇼핑몰(디즈니플러스·8부작)=강지영의 장편소설 ‘살인자의 쇼핑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빌드업도 없이 곧바로 슛을 날린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드라마의 전개 속도는 역대급으로 빠르다. 공전의 히트를 친 ‘카지노’, ‘무빙’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드라마 맛집으로 자리 잡은 디즈니플러스가 내놓은 또다른 기대작이다. 유일한 보호자였던 삼촌 ‘정진만(이동욱)’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그가 남긴 엄청난 쇼핑몰의 실체에 대해 알게 된 조카 ‘정지안(김혜준)’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드라마는 지안이 쇼핑몰 창고를 노리고 달려드는 킬러 무리들에 대항한다는 내용을 기본 줄기로 박진감 넘치게 전개된다.

■선산(넷플릭스·6부작)=연상호 감독이 극본에 참여한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로 동명의 카카오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드라마에 대한 평가는 갈리는 편이지만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평소 왕래가 없어 그 존재조차 잊고 살았던 작은아버지의 죽음 이후, 그에게서 선산을 물려받게 된 주인공 윤서하(김현주)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대학에서 시간강사를 하며 교수 임용만을 기다리고 있던 윤서하. 그녀는 자신이 선산의 유일한 상속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이복동생(류경수)의 출현 그리고 살인사건에 이르기까지 불길한 일들과의 불편한 만남이 이어진다.

■살인자o난감(넷플릭스·8부작)=드라마의 원작 웹툰이 2011년 대한민국콘텐츠대상 만화부문 진흥원장상(신인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전체 스토리가 상당히 탄탄하다. 처음 웹툰이 나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드라마의 제목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원작자 꼬마비 작가에 따르면 ‘살인자이응난감’으로 읽는 것이 맞다고 한다. 9일 공개되는 이 드라마에는 우발적인 첫 살인 이후 연이어 사람을 죽이게 된 평범한 대학생 이탕이 자신을 끈질기게 추적하는 형사 장난감와 끝없이 쫓고 쫓기는 게임을 시작하는 내용이 담긴다. 살인마, 강간범을 죽이게 된 이탕 역에 최우식이, 장난감 형사 역에 손석구가 찰떡같이 어울린다.

■LTNS(티빙·6부작)=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안재홍(사무엘)과 이솜(우진)의 은퇴작 아니냐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너무나도 직설적이고 수위 높은 대사와 화면들로 구성된 드라마다. 엘티엔에스는 오롯이 야해서 19세 이상이다. 제목도 ‘롱 타임 노 섹스’의 영어 첫 글자에서 따왔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애당초 심각할 생각도 없는 드라마다. 말장난하는 것 같은 대사에는 거리낌이 없고, 행동에도 그런 낌새조차 찾아볼 수 없다. 하는 것 마다 마이너스인 남편 사무엘과 소원해진 관계가 불만인 부인 우진이 돈을 벌기 위해 친구는 물론이고 불륜 커플들의 뒤를 쫓으며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코믹추적 활극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한다.

■소년시대(쿠팡플레이·10부작)=지난해 연말부터 올 초까지 OTT계를 장악했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드라마다. 춘천 출신 이명우(강원영상위원장)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드라마는 부여시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춘천 곳곳이 등장하는 바람에 최근 춘천시정 홍보 잡지 표지에까지 등장하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찰진 충청도 사투리가 눈길을 사로잡는 임시완의 연기는 가히 명불허전이라고 부를 수 있을 듯하다. 특히 1부부터 10부까지 각 편마다 붙여진 ‘와호장룡(1부)’,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3부)’ 등 영화와 드라마 제목은 내용과 어우러지면서 무릎을 치게 한다.

■리처 시즌 1·2(아마존 프라임·8부작)=‘잭 리처(Jack Reacher)’는 서양에서는 꽤나 유명한 캐릭터다. 영국 소설가 리 차일드의 소설 원작에서는 예비역 미국 육군 헌병 장교이자 탐정으로 등장하는데 키는 2m에 육박하고 몸무게도 100㎏을 넘어서는 거구의 인물이다. 하지만 원래 캐릭터와는 너무도(?) 다른 느낌의 톰 크루즈가 ‘잭 리처’를 제목으로 한 영화 두 편의 주연을 맡으면서 원작 팬들 사이에서 적잖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반면 아마존 프라임 오리지널 드라마 리처는 소설 속 캐릭터를 복붙 한 느낌의 미국 배우 앨런 리치슨을 주연으로 기용해 묵직한 액션을 선보이고 있다. 한 방에 끝내 버리는 마동석식 액션에 익숙하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