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자진 사퇴 강선우 "저로 인해 마음 아프셨을 국민께 사죄…이재명 대통령께도 한없이 죄송"

"큰 채찍 감사히 받아들여 성찰하며 살겠다"…페이스북에 사과 입장문 올려
대통령실 "李대통령에 의사 전해…국민 눈높이 맞는 후보자 조속히 찾을 것"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달장애 자녀에 대한 질문을 받으며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2025.7.14 사진=연합뉴스

속보='갑질 논란'으로 야당으로부터 강력한 사퇴 촉구를 받아온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결국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강 후보자를 지명한지 1개월 만이다. 2005년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이후 현역 국회의원 낙마는 처음이자 이재명 정부 장관 후보자로는 이진숙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두 번째다.

강 후보자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동안 저로 인해 마음 아프셨을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모든 것을 쏟아부어 잘해 보고 싶었으나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올렸다.

이어 "저를 믿어주시고 기회를 주셨던 이 대통령님께도 한없이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함께 비를 맞아줬던 사랑하는 우리 민주당에도 제가 큰 부담을 지워드렸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순간까지도 진심으로 응원해 주시고 아껴주시는 모든 분의 마음을 귀하게 간직하겠다"며 "큰 채찍 감사히 받아들여 성찰하며 살아가겠다"며 사과했다.

앞서 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보좌관 갑질 의혹이 제기됐으며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논란까지 불거졌다. 여기에 더해 이른바 '예산 갑질' 주장도 나오는 등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따라 야당인 국민의힘은 물론 진보 정당과 친여권 시민사회까지 사퇴 요구가 계속됐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회에 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를 오는 24일까지 보내달라고 요청하면서 강 후보자에 대한 임명 수순에 들어갔다.

그러나 강 후보자를 둘러싼 비판과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강 후보자는 재송부 시한을 하루 앞둔 이날 자진 사퇴 결정을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퇴 관련 브리핑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2025.7.23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은 강 후보자가 자진 사퇴를 발표하기 직전 이 대통령에게 이와 관련한 보고가 먼저 이뤄졌다고 밝혔다.

강유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강 후보자가 오늘 오후 2시 30분께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사퇴 의사를 전해 왔고, 강 비서실장은 이를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로부터 1시간가량 이후 강 후보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사퇴의 뜻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강 비서실장의 보고를 받은 후 별다른 말씀이 없으셨다고 한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해당 보고 외에도 이 대통령과 강 후보자 사이에 거취 관련 소통이 있었나'라는 질문에는 "저로서는 확인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면서도 "제가 알기로는 방금 소개한 보고 과정이 전부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어 "저도 강 후보자의 사퇴 의사를 사전에 몰랐고, 우상호 정무수석도 특별히 이 사안을 두고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상의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한편 강 대변인은 "대통령실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조속히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사 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한 생각을 묻자 "검증을 꼼꼼하고 엄밀하게 진행하고 있지만, 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철저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조속함과 동시에 엄정함을 갖추고 신중하게 접근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가 오전 질의를 마치고 정회되자 청문회장을 나가고 있다. 2025.7.14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갑질 논란'에 휩싸였던 강 후보자의 자진 사퇴에 대해 "늦었지만 자진사퇴한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 나올 자격조차 없는 후보자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에서는 강 후보자의 보좌진 대상 갑질이 국민 눈높이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해왔다"며 "강 후보자는 갑질에 대해 (보좌진을) 법적 조치하겠다고 운운하며 실제로 청문회장에서 그런 적이 없다고 거짓말하고, 갑질 자체도 거짓말로 해명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갑질 자체도 심각한 결격 사유이지만 거기에 더해 거짓말로 해명해 신뢰성을 상실한 게 더 중요하고 심각한 결격 사유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송 위원장은 "앞으로 이재명 정권에서 인사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검증 시스템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인 국민의힘 이인선 의원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후보"라며 "자진사퇴를 결정한 것은 여러 의미에서 본인이 결정을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후임 여가부 장관 인선 기준에 대해 "그동안의 업적과 살아온 궤적이 여성·가족·약자를 아우르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이 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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