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등급 유지하려 일주일 230건 콜 수락” 리워드 경쟁 내몰린 라이더들

2년 새 교통사고만 5번, 리워드 달성하려 과로 일상
콜당 기본료 1,300원대 추락, 리워드 경쟁 부추겨
노동계 “안전운임제 도입해 위험노동 악순환 끊어야”

◇14일 찾은 강원대 후문 앞 도로. 라이더들이 배달음식을 픽업해 배달하고 있다. 사진=고은 기자

배달 플랫폼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라이더들이 위태로운 노동환경에 내몰리고 있다.

춘천에서 4년째 배달 일을 하는 유모(34)씨는 하루 목표금액 20만원을 채우기 위해 A배달 플랫폼 이벤트에 참여하다 2년 새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다섯 번이나 당했다. 배달 플랫폼이 늘고 라이더가 많아지면서 한 콜이라도 놓칠 경우 수익이 줄기에 아픈 몸을 이끌고 라이더에 나서다 사고를 겪은 것.

유씨는 “3년 전엔 하루 40콜이면 20만원을 벌었지만 지금은 60콜은 받아야 겨우 벌 수 있다”며 “배달이 늦어지면 소비자 항의와 함께 플랫폼 손실이 발생, 사고가 두렵지만 과속을 멈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춘천에서 5년째 배달 일을 하는 박모(33)씨는 최근 일주일 사이 230건이 넘는 콜을 수락했다. 박씨는 “주 6일, 하루 11시간 이상 일해야 B배달 플랫폼의 최고 등급을 유지 할 수 있다"며 “실적 집계일 전날에는 콜 수를 채우지 못할까봐 새벽까지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라이더들이 사고를 무릅쓰고 배달에 나서는 이유는 대부분 배달 플랫폼들이 콜 수락률과 배달 건수에 따라 라이더를 4~5개 등급으로 나눠 운임료를 차등 지급하기 때문이다.

실제 B배달 플랫폼은 실적이 가장 높은 등급을 달성한 라이더에게 기본운임료의 30%를 추가 지급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건당 기본운임료를 낮추고 성과급 형식의 운임을 지급하는 현재의 시스템이 사고 위험을 높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구교현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 지회장은 “플랫폼이 낮은 기본 운임료에 리워드 경쟁을 붙여 과속과 과로를 유도하고 있다”며 “정부가 기업 책임을 강화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이더들의 건당 기본운임료는 통상 2,200원~2,500원이다. 배달대행업체 기본운임료는 1,300원~1,800원대로 상대적으로 더 낮다.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