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캄보디아서 피살된 한국인 대학생 현지로 보낸 국내 대포통장 모집조직 주범 검거…영장방침

'캄보디아 구금' 한국인 64명 송환…내일 오전 8시 인천 도착

◇캄보디아 피살 대학생 안치된 턱틀라 사원 안치실[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속보=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상대 취업 사기와 납치, 감금, 고문, 살해 등 강력범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숨진 피해자를 현지로 보낸 국내 대포통장 모집조직 주범을 검거했다.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숨진 대학생 박모(22) 씨를 출국하는데 직접 관여한 혐의(전기통신금융사기피해방지및피해금환급에관한특별법위반 등)로 대포통장 모집책 20대 A씨를 인천에서 검거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7월 대포통장 알선책인 홍모(20대·구속기소)로부터 지인인 박 씨를 소개 받아, 박 씨 명의 통장을 개설하게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하게 만든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 사망 사건 발생 후 지난 9월 초 홍씨를 검거한 경찰은 피해 대학생 통장에 남은 자금 흐름과 통신기록 등을 분석하며 대포통장 유통조직원 추가 검거를 위한 수사를 벌여왔다.

앞서 지난 7월 17일 피해자 박씨는 홍씨가 속한 조직 지시에 따라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3주 뒤인 8월 8일 깜폿주 보코산 인근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에서 박 씨를 목격했다는 이들 중 일부는 그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 사망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사건 발생 후 경찰은 박씨 출국 과정에 개입한 대포통장 유통조직 모집책인 홍씨를 검거해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박씨와 같은 대학에 재학한 것으로 확인된 홍씨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으며, 다음 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연합뉴스가 확인한 홍씨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박 씨처럼 계좌 명의를 빌려준 사람들로부터 통장을 빌린 뒤 해당 통장에 범죄 수익금이 들어오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홍 씨가 모은 통장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여러 피해자들을 속여 빼돌린 금전을 세탁하는데 사용됐다.

공소장에는 홍씨 외에도 성명불상의 다수가 공동정범으로 기재됐으나, 숨진 대학생 박 씨는 범행 공범이 아닌 통장 명의인으로 명기됐다.

현재 박씨 시신은 캄보디아 현지 한 사원에 안치돼 있으며, 현지에 급파된 우리 정부 합동대응팀 요청에 따라 양국간 협의가 원활히 이뤄질 경우 이르면 오는 20∼21일 부검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 정부는 부검 과정 전반을 참관하며 사망 경위를 확인할 예정이며, 부검 결과는 공식 통보 절차를 거쳐 국내 수사기관에 공유된다.

박씨 시신은 부검 뒤 현지에서 화장을 거친 뒤 한국으로 송환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를 캄보디아로 보낸 경위와 윗선 등 연루자가 더 있는지를 조사하겠다"며 "검거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캄보디아에서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에 의해 감금·피살된 한국인 대학생 박모(22) 씨의 사망 원인과 경위를 규명하기 위한 부검이 다음주 진행될 예정이다. 17일 경찰청과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 소속 수사관 2명(경감 1명, 경사 1명)이 이르면 이번 주말 캄보디아로 출국해 현지 부검 절차에 참여할 예정이다. 주캄보디아 한국 영사관은 전날 유족 측에 부검이 오는 20∼21일께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이날 박모(22) 씨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프놈펜 턱틀라 사원에 마련된 공공 화장시설. 2025.10.17

한편 캄보디아에서 범죄에 가담했다가 이민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64명이 프놈펜발 전세기편으로 18일 오전 8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전체 송환 대상자 가운데 59명은 캄보디아 당국의 사기 단지 검거 작전 때 붙잡혔고, 나머지 5명은 스스로 신고해 범죄 단지에서 구출됐다.

대부분은 한국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 신분이며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자도 포함됐다.

이들은 이른바 '웬치'로 불리는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이나 로멘스 스캠(사기) 등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세기가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면 송환 대상자들은 삼엄한 감시 속에 곧바로 호송차로 옮겨탄 뒤 관할 경찰서로 압송된다. 이후 범죄 혐의점과 관련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오후 프놈펜에 있는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서 연 정부합동대응팀 브리핑에서 "이번에 송환될 64명의 구체적 역할과 각자 조직 내 비중은 한국에서 조사해야 한다"면서도 "한국에서 200억원대와 10억원대 피해를 낸 조직에 연루된 인물들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고수익 해외 일자리'를 찾는 한국인들이 캄보디아에서 감금되거나 살해되는 사건이 잇따랐다.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감금 신고는 2021년 4건, 2022년 1건이었으나 2023년 17건을 기록한 뒤 지난해 220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도 8월까지 330건으로 또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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